[여행]탐조여행 에티켓은…

  • 입력 2002년 12월 13일 15시 45분


을숙도를 찾아온 초등학생 탐조객들.

을숙도를 찾아온 초등학생 탐조객들.

인간은 손님… 원색 옷 피하고 후각 자극 말아야

탐조란 우리 주변의 새와 만나는 즐거운 활동이다. 겨울철 집 마당 감나무에 남겨둔 감을 쪼아먹는 직박구리와 동박새를 바라보는 일이나 가까운 습지를 찾아가 각종 오리나 기러기떼 등을 만나는 것은 그 자체가 기쁨이다.

그러나 탐조에도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예절이 있다. 먼저 우리는 새들의 서식지를 잠시 방문하는 ‘손님’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겨울철에 새를 만나러 갈 땐 야외활동에 맞는 두툼한 복장을 하되 원색의 옷을 피하고 되도록 갈색이나 회색 등 주변과 잘 어울리는 색깔의 옷을 입어야 한다. 향수나 짙은 화장, 담배연기는 새의 후각을 자극하므로 피해야 한다.

철새 도래지에서 멋진 장면을 보고 소리를 지르거나 갑자기 뛰어나가는 행동은 금물. 새를 볼 때는 가능한 한 자세를 낮추어야 한다. 탐조를 한 뒤 자신의 쓰레기는 반드시 가져와야 함은 물론이다. 영국에는 탐조를 하고 떠날 때는 ‘발자국만 남기라(Leave your footprints only!)’는 말이 있다.

탐조를 제대로 즐기려면 쌍안경이나 망원경, 조류도감, 수첩, 필기구 등 최소한의 물품은 갖춰야 한다. 쌍안경은 8∼12배율, 망원경은 20∼25배율이 적당하다. 포켓용 조류도감도 지참하는 것이 좋다. 조류도감으로는 LG상록재단이 발행한 야외원색도감 ‘한국의 새’가 적당하다. 또한 탐조 가이드북으로는 전국 18개 주요 철새 도래지에 관한 개관, 주변 돌아보기, 지역지킴이, 기행정보 등을 담은 ‘그곳에 가면 새가 있다’ 등이 있다. 탐조장비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으면 ‘습지와 새들의 친구’(051-644-0406·www.wbk.or.kr)에 문의해보는 것이 좋다.

새를 볼 때는 먼저 새의 크기나 모양새를 보아 어떤 분류군에 속하는지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오리류, 두루미류, 백로류, 기러기류, 도요새류, 딱다구리류 등 새의 크기와 전체적인 모양새를 도감을 통해 미리 익혀두면 편리하다. 새의 크기를 비교하는 기본 척도로 보통 작은 새는 참새, 중간은 비둘기, 큰 새는 까치, 까마귀이고 그보다 더 큰 새는 매, 수리, 기러기, 고니, 왜가리류로 알아두면 된다.

부리의 모양으로도 구별할 수 있다. 같은 도요새라도 마도요나 알락꼬리마도요는 부리가 길고 아래로 휘어져 있는 반면, 뒷부리도요는 부리가 길고 위로 휘어져 있다. 나는 모습도 백로나 왜가리는 목을 구부린 채 날고 두루미나 황새는 목을 길게 펴고 난다.

새를 관찰한 내용을 기록하는 것도 새와 친해지는 좋은 방법이다. 새를 보았을 때 날짜, 장소, 시간, 물때, 환경조건, 개체수, 관찰자 이름 등을 노트에 기록하면 탐조를 두 배로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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