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 제대로 보기]감자후 출자전환 값 낮으면 악재

  • 입력 2002년 12월 12일 17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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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하이닉스 감자(減資) 논의가 한창이다.

감자란 기업의 자본금을 줄이는 조치다. 회사 재산을 주주들에게 나눠주려고 하는 경우(유상감자)도 있지만 보통은 기업이 부실해졌을 때 구조조정을 원활히 하기 위해 무상감자를 한다.

무상감자란 회사 빚이 너무 많을 때 자본금을 순자산가치(자산-부채) 수준으로 줄이는 것이다. 기업 펀더멘털상 변화는 없고 대차대조표 항목간 수치 조정을 통해 회계장부가 간명해진다.

감자는 보통 채권자가 빚을 주식으로 바꾸거나 해당 기업을 매각하기에 앞서 이뤄진다. 새로 돈을 넣는 인수자나 채권자가 감자 없이 출자하는 경우보다 더 높은 지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매각이 진행 중인 일성건설은 20 대 1의 감자를 결의했다. 이에 따라 자본금과 발행주식 수가 20 대 1로 줄어든다(④, ⑤). 감자 전 주식이 불태워지고 주주들은 구주 20주당 신주 1주를 받는다. 주주들의 출자금이 각각 95% 줄어든다(⑥).

대주주의 경영 책임을 묻는 취지로 대주주의 감자 비율을 소액주주보다 높게 정하는 경우도 있다.

감자는 보통 감자 결의→주주총회 의결→구주권 제출→매매거래 정지→신주 상장 등의 순서로 이뤄진다. 이 회사처럼 법정관리 중일 때는 주총 의결을 건너뛴다.

신주가 상장될 때 기준가격은 매매거래정지일 주가×감자비율로 결정된다. 감자 자체는 보유주식 값어치에 아무런 영향도 주지 않는다.

감자 이후 기업가치가 올라갈지는 뒤이은 구조조정 작업의 성패에 달려 있다. 그러나 주가 하락의 신호탄이 되는 경우가 많다. 구조조정에 대한 막연한 불신과 두려움 때문이다. 하지만 부도가 문제의 발단이라면 감자는 문제해결의 첫 수순인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정작 눈여겨봐야 할 것은 감자 이후 출자전환을 할 때의 전환가격이다. 신주 상장가격에 비해 지나치게 낮은 전환가격은 주가에 두고두고 악재로 작용한다.

▼일성건설 주식소각 결의▼

①감자 주식의 종류와 수:

기명식 보통주 6,338,779주

②주당 액면가액:5000원

③감자 방법:보통주 20주를 1주로 병합

④감자 전후 자본금

-감자 전:33,625,150,000원

-감자 후:1,681,255,000원

⑤감자 전후 발행주식 수

-감자 전:6,725,030주

-감자 후:336,251주

⑥감자 비율:대주주 및 소액주주 95%

⑦감자 일정

-명의개서 정지:2002.12.21∼2003.1.5

-구주권 제출: 2002.11.20∼12.20

-매매거래 정지(예정):

2002.12.18∼2003.1.6

-신주권 교부(예정):2003.1.6

⑧감자 이유:서울지방법원 제1파산부

회사정리계획 변경계획안 인가 결정

이철용기자 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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