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對땅]강남권 저밀도지구 최대단지 vs 최고부촌

서울 5개 저밀도지구는 1976∼79년 당시 건설부가 저층 아파트 구역으로 지정한 곳이다. 잠실, 반포, 청담·도곡, 암사, 명일지구로 114만9393평에 5만152가구가 들어서 있다. 기존 층수가 낮고 단지 안에 여유공간이 많아 재건축을 하기 좋다. 저밀도지구가 주목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송파구 잠실동과 신천동에 있는 잠실지구와 강남구 청담동 도곡동 역삼동에 걸쳐 있는 청담·도곡지구는 강남권에 속한 데다 사업 속도가 빨라 ‘투자 적지(適地)’로 꼽힌다. 교통시설과 생활편의시설은 물론 교육환경까지 잘 갖춰져 있다.

▽본궤도 오른 잠실 재건축〓잠실지구는 저밀도지구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 41만7878평에 아파트 5개 단지, 2만1250가구로 구성돼 있다. 그간 재건축 시기를 둘러싸고 송파구와 재건축조합, 서울시청이 이견을 보여 사업이 지지부진했다. 송파구와 조합은 당장 사업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반면 서울시청은 전세난을 염려해 사업시기를 분산하겠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최근 서울시청이 내년 6월까지 3개 단지의 재건축을 허용하겠다고 한 발 물러섰다. 현재 재건축 허가가 난 주공 4단지에 이어 3단지와 2단지, 시영단지가 해당된다. 재건축이 본궤도에 오른 셈이다.

계획대로 사업이 진행되면 5년 뒤 이곳에는 새 아파트 2만4455가구가 들어선다. 전용면적 18평짜리 20%를 빼면 나머지는 모두 중대형이다.

▽청담·도곡지구 ‘강남 중의 강남’〓13개 단지 9342가구로 이루어져 있다. 주공 1차와 영동주공 1∼3단지가 재건축 사업계획 승인을 받아 주민들이 이주하고 있다. 나머지는 대부분 사업승인 직전 단계에까지 와 있다.

새로 들어설 아파트는 총 1만1217가구. 소형은 물론 70평형이 넘는 대형아파트도 포함된다.

청담동과 도곡동은 강남권에서도 노른자위에 속한다. 특히 도곡동은 저밀도 아파트 주변 지역에 고급 주상복합아파트가 대거 들어서고 있어 한국 최고의 부촌(富村)으로 꼽히는 곳. 이에 따라 저밀도지구 재건축이 끝나면 압구정동으로 대표되는 한국 주거문화의 주류가 도곡동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수익성 어디가 높나〓두 곳 모두 입지여건이 빼어난 만큼 실수요 측면에서는 뚜렷하게 우열을 가늠하기 어렵다. 하지만 수익성을 놓고 본다면 투자 시기와 방법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

부동산정보 제공업체인 닥터아파트(www.drapt.com)가 잠실 주공4단지와 영동주공아파트를 비교한 결과에 따르면 단기 투자용으로는 영동주공이 나은 것으로 나타났다.

잠실 주공4단지의 17평형 시세는 4억8000만원. 이 아파트를 사서 34평형으로 이주하면 5962만원, 43평형은 2억1320만원, 50평형은 3억5065만원 정도를 더 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총투자비는 추가 부담금과 17평형 매매가를 더한 금액이다(금융비용 제외). 따라서 17평형의 실제 가격은 평당 1580만∼1660만원이 되는 셈이다.

영동주공 13평형 시세는 3억3000만원 안팎. 추가 부담금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24평형을 배정 받으면 8000만∼1억원, 32평형은 1억7000만∼1억9000만원 정도 들 것이라는 예상이다. 따라서 13평형 시세를 더하면 24평형은 4억1000만∼4억3000만원, 32평형은 5억∼5억2000만원이 된다. 평당 매매가는 1억590만∼1700만원.

닥터아파트 곽창석 이사는 “금융비용과 무이자 이주비, 앞으로의 가격 상승액을 감안하면 잠실 주공은 지금 사서 1년 뒤 팔 때 13%, 영동 주공은 21%가량 수익률을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청담·도곡 저밀도 지구
아파트	기존 현황		재건축 계획		시공사	재건축 현황
	평형	가구수	평형	가구수
도곡 주공1차	10, 13	2,450	27∼77	2,968	현대건설 등 3사	주민 이주중
도곡 주공2차	13	610	26∼55	764	현대산업개발	사업계획승인 신청
신도곡	17, 21	120	22∼44	152	현대산업개발	조합설립인가
영동 주공1∼3단지	13	2,590	24, 32	2,672	삼성물산 등 3사	주민 이주 중
영동 차관	15, 22	1,654	14∼42	2,070	현대건설	사업계획승인 신청
개나리 1차	21∼29	290	24∼58	439	삼성물산	사업계획승인 신청
개나리2차 저층	30, 31	300	12∼53	541	현대산업개발	사업계획승인 신청
개나리2차 고층	41, 47	288	50, 55	288	삼성물산	조합설립인가
개나리3차	19, 28	230	24∼58	333	대우건설	사업계획승인 신청
해청1단지	26∼41	230	34∼68	275	삼성물산	사업계획승인 신청
해청2단지	22∼50	580	32∼71	715	롯데건설	사업계획승인 신청

잠실저밀도지구
아파트	기존 현황		재건축 계획		시공사	재건축 현황
	평형	가구수	평형	가구수
주공1단지	8∼15	5,390	25∼45	5,678	현대건설 등 3사	사업계획승인 신청
주공2단지	13∼19	4,450	12∼48	5,563	삼성물산 등 4사	사업계획승인 신청
주공3단지	15, 17	3,280	25∼54	3,696	현대건설 등 4사	12월 사업계획승인
주공4단지	17	2,130	26∼50	2,678	삼성물산 등 2사	주민 이주 중
시영단지	13∼20	6,000	25∼52	6,840	현대건설 등 5사	사업계획승인 신청

고기정기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