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루키 김주성 블록슛 4위

  • 입력 2002년 11월 29일 17시 49분



“관중들은 공격을 보지만 감독들은 수비를 봅니다.”

프로농구 TG 엑써스의 전창진 감독이 틈만 나면 하는 말이다. 득점도 중요하지만 상대팀에 점수를 주지 않는 것도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것.

이런 면에서 TG 루키 김주성(2m5)은 전감독에게 합격점을 받았다. 김주성은 올시즌 15경기를 치르면서 블록에서 경기당 평균 2.2개를 기록, 전체 4위에 올라있다.

블록은 농구에서 상대의 공격 의지를 단번에 꺾을 수 있어 ‘수비의 꽃’으로 불린다. 국내선수가 이 부문에 상위 랭크되기는 김주성이 처음. 블록 ‘톱 10’에 국내선수로는 김주성만 올라있다.

전 감독은 “(김)주성이가 시즌 초반보다 공격력은 약간 떨어졌다. 하지만 수비력에선 몰라보게 달라졌다”며 흡족해했다.

대학시절엔 큰 키 덕분에 리바운드와 몸싸움 등 골밑경쟁에서 수월했지만 외국인 선수들과 경쟁하는 프로무대에선 고전이 예상됐는데 생각보다 잘 해 주고 있다는게 전 감독의 평가. 이를 반영하듯 김주성은 굿디펜스 부문에서 경기당 평균 0.6개를 기록,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김주성의 최대 라이벌은 지난해 소속팀을 챔피언에 올려놓은 마르커스 힉스(동양). 힉스는 29일 현재 15경기에 나서 경기당 평균 3.67개의 블록을 기록해 이 부문 2연패에 도전하고 있다.

프로농구 원년인 97년 제이슨 윌리포드(나래)를 비롯해 알렉스 스톰(97∼98시즌·대우), 재키 존스(98∼98시즌부터 2000∼2001시즌까지 3연패)에 이어 외국인 선수 블록왕의 계보를 잇고있는 셈.

그런 힉스도 2연패 아성에 가장 두려운 존재로 김주성을 꼽고 있다. 힉스는 지난 3일 원주경기에서 김주성과 맞대결을 펼치며 10개의 블록을 기록했다.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힉스는 “경기 내내 김주성보다 블록을 더 많이 해야한다는 생각으로 뛰었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김주성은 “힉스의 놀라운 유연성에 감탄한다”며 “블록이 화려하기는 하지만 여기에 매달리지 않겠다. 블록보다는 팀이 공격권을 확실하게 잡을 수 있는 리바운드에 더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김주성은 현재 경기당 8.67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 전체 16위. 국내선수 중 그보다 앞서는 선수는 평균 11.67개를 잡아낸 서장훈(삼성·2m7·전체 2위) 밖에 없다.

전창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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