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 제대로 보기]액면분할하면 유동성 늘어나

  • 입력 2002년 11월 20일 18시 32분


액면분할이란 주식의 액면가를 일정비율로 낮추는 것을 말한다.

액면분할을 하면 그 비율만큼 주가는 낮아지고 주식수는 늘어난다. 자본금 규모나 재무상태에는 아무런 영향도 주지 않는다.

액면분할을 하는 이유는 명목상으로는 ‘주식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주식 물량이 너무 적어서 투자자들이 사고 싶어도 마음대로 살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얘기. 실제로 주식 물량은 워낙 적고 기관의 주문은 많다 보니 ‘기관이 사면 상한가, 팔면 하한가’식으로 주가가 불안정하게 움직이는 종목이 적지 않다. 이런 종목을 액면분할하면 주가는 대개 오른다.

그런데 주가를 싸게 보이기 위해 액면분할을 하는 경우도 많다. 같은 조건이면 싼 주식을 선호하는 개미들의 근거 없는 습성에 편승해 주가를 띄우려는 것이다.

세풍은 10월23일 이사회에서 보통주의 액면가를 5000원에서 500원으로 낮추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발행주식’(이미 발행된 주식) 수가 10배로 늘고 ‘발행할 주식’(회사 정관에 규정된 발행 한도) 수도 덩달아 10배로 늘어난다.

액면분할은 주주총회 결의부터 변경 상장 또는 등록까지 보통 한달가량 걸린다. 그 사이에 일어나는 일은 행정적인 절차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신경쓸 필요는 없다. 다만 매매거래 정지기간이 있는 점은 유념해야 한다. 대개 목요일과 금요일 이틀간 거래가 정지된 뒤 다음주 월요일에 상장 또는 등록이 된다.

액면분할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동기와 장세에 따라 다르다. ‘주식 유동성 확보’가 목적이고 장이 좋으면 호재로 인식된다. 반면 장이 나쁘거나 동기가 불순하면 중립적인 재료 또는 악재로 받아들여진다. 호재로 인식돼도 ‘액면분할 결의’ 공시가 나갈 때 주가 반영이 일단락되고 변경 상장을 할 때쯤 ‘한물간’ 재료로 치부돼 주가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세풍 주권 등 액면분할▼

①분할의 내용

(1)변경 전

-주당 가격:5,000원

-회사가 발행할 총 주식 수:180,000,000주

-발행주식의 종류:기명식 보통주

17,940,040주

(2)변경 후

-주당 가격:500원

-회사가 발행할 총 주식 수:1,800,000,000주

-발행주식의 종류:기명식 보통주

179,400,400주

②분할 일정

-주주총회 예정일:2002년 12월 22일

-명의개서 정지기간:2002년 11월 1∼10일

-구주권 제출기간:2002년 11월 26일∼12월 26일

-매매거래 정지 예정기간: 2002년 12월

24일부터 변경상장 전일까지

-신주권 교부 예정일: 2003년 1월 17일

③분할 이유: 주식 유동성 확보

이철용기자 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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