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음료특집][요리]팔도김치, 팔도 입맛따라 담그세요

  • 입력 2002년 11월 20일 17시 48분



김장의 계절이다. 추운 겨울에 따로 반찬이 없더라도 시원한 김장김치 한 가지만 있으면 밥 한 그릇을 뚝딱 해치울 수 있다. 많은 가정에서 김장용으로 배추김치 깍두기 등 2, 3 종류의 김치만을 담그지만 팔도 곳곳을 둘러보면 그 지역의 특산물을 가미한 맛깔스러운 김치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김장김치는 지역에 따라 크게 다른데, 이는 주로 기온 차이에서 비롯된다. 북쪽지방은 기온이 낮으므로 싱겁게 간을 하고 담백한 양념을 써서 채소의 신선함을 살린다. 반면 날씨가 따뜻한 남쪽지방은 김치에 젓갈을 듬뿍 넣고 국물도 거의 없다. 중부지방은 고추 양념을 적당히 써서 약간 붉은빛이 돌며 국물도 적당하다.

가장 대표적인 남쪽 김치인 전라도 김치는 농산물과 해산물이 풍부한 지역적 특성을 살려 고추와 젓갈 양념을 많이 넣는다. 짠 편이지만 찹쌀풀을 넣기 때문에 국물이 진하고 감칠 맛이 난다. 고춧가루는 가루로 쓰는 것이 아니라 분마기에 간 고추에 젓갈을 넣은 고추 양념을 미리 만들어 두었다가 사용한다. 씁쓸한 고들빼기 김치를 많이 담그며 나주의 동치미, 해남의 갓김치도 유명하다.

경상도 김치는 고춧가루와 마늘을 많이 넣는 대신 생강은 적게 쓴다. 젓갈이 듬뿍 들어가는데 주로 멸치젓이 많이 사용된다. 생갈치도 많이 넣는데 날것을 잘게 썰어 고춧가루와 소금으로 간을 한다. 부추김치와 우엉김치는 경상도 지방을 대표하는 별미김치다.

한반도 최북단에 위치한 함경도 김치는 맵지만 소금간이 짜지 않으며 물을 넉넉하게 부어서 국물 맛이 진하고 신 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젓갈과 함께 생태 가자미 대구 등을 얇게 썰어 배추 포기 사이에 넣는 독특한 방법이 발달했다. 생선을 넣어 함께 발효시킨 가자미 식혜가 유명하다.

평안도 김치는 함경도 김치와는 다르게 소금물이 아니라 쇠고기를 삶아 식혀서 기름을 걷은 뒤 소금간을 한다. 국물이 맛이 들면 냉면 국물로도 사용한다. 고춧가루를 많이 넣지 않으며 밤 배 대추 등 고명을 풍성하게 넣는 것이 특징이다. 동치미와 백김치가 유명하며 가지김치도 이 지방에서 처음 선보였다.

충청도 김치는 서해안의 해산물과 내륙의 야채가 함께 어우러져 소박하면서 담백한 맛을 낸다. 젓갈을 넣지 않고 소금만을 사용하는 것이 보통이며 삭힌 풋고추, 미나리, 청각 등을 함께 넣기도 한다. 간을 층층이 해서 통째로 담그는 배추짠지 무짠지도 이 지방의 별미다. 배추와 무를 큼직하게 썰어 반반 섞은 섞박지는 깍두기같이 버무린 후 젓갈 달인 국물을 붓는다.

강원도는 영서 지방과 영동 지방의 김치 맛이 크게 다르다. 산에서 나는 채소가 많은 영서 지방에서는 담백하고 매콤한 갓김치를 많이 담가 먹는다. 영동 지방은 싱싱한 오징어와 명태살을 넣고 시원하고 개운하게 김치를 담근다. 특히 해물김치는 각종 해물의 싱싱함과 높은 단백가로 인해 강원도 지방의 별미로 꼽힌다.

황해도 김치는 다른 중부지방 김치와 비슷하지만 고수와 분디라는 향신 채소를 많이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각각 배추김치와 호박김치에 넣는 고수와 분디는 미나리과에 속하는 풀로 독특한 맛을 낸다. 호박김치는 호박에 절인 배추를 큼직하게 썰어 소금으로 간을 맞추며 김치찌개처럼 끓여서 먹으면 더욱 맛있다.

서울 경기 지역은 문화의 중심지답게 김치도 화려하고 풍요롭다. 맛이 짜지도 싱겁지도 않으며 새우젓 조기젓 황석어젓 등 담백한 젓갈을 많이 쓴다. 요즈음은 여러 지방의 사람들이 모여 살아 다양한 종류들의 김치들이 섞여 있지만 옛날부터 내려오는 명물 김치를 꼽으라면 갖은 재료를 버무려서 배춧잎에 보자기처럼 싸서 먹는 보쌈김치를 꼽을 수 있다.

팔도 명물 김치 레서피
김치재료만드는 법
고들빼기 김치(전라)고들빼기 파 쪽파 잣 당근 등1.고들빼기를 일주일 정도 절여 쓴 맛을 우려낸다2.고춧가루를 푼 젓갈에 마늘 생강 양념을 만든다3.양념에 고들빼기와 쪽파를 넣고 버무린다
섞박지(충청)무 배추 갓 미나리 굴 낙지 실고추 등 1.배추와 무를 절인 후 4㎝ 크기로 썬다2.고춧가루를 넣고 버무린 후 해물과 젓국을 넣고 다시 버무린다3.일주일 정도 익힌다
호박김치(황해)늙은호박 배추우거지 무청 대파 등 1.껍질을 벗기고 씨를 뺀 호박을 5㎝ 크기로 썰어 절인다. 배추와 무청도 비슷한 크기로 썬다2.호박 배추 무청을 양념과 함께 버무려 항아리에 담는다3.익으면 양념하여 끓여 먹는다
가지김치(평안)가지 부추 무 굵은파 보리쌀 등1.가지는 10㎝ 길이로 잘라 가운데 두세갈래 칼집을 낸 후 10분 정도 찐다2.갖은 양념을 한 부추와 무채를 가지 칼집 사이에 넣는다3.보리쌀 삶은 물을 간을 맞춰 항아리에 붓는다
자료:김치박물관 www.kimchimuseum.com 인터넷사이트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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