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시즌]마해영 9회말 끝냈다

  • 입력 2002년 11월 10일 18시 11분



삼성이 한국시리즈 첫 우승의 감격에 젖었다. 10일 대구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삼성은 9회말 이승엽의 동점 스리런 홈런과 마해영의 끝내기 결승 홈런으로 LG에 10-9의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삼성은 이로써 4승2패로 우승, 프로야구 출범이후 한국시리즈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

·삼성 한국시리즈 우승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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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승부사인가, 아니면 항상 최고의 선수만을 거느릴 수 있었던 엄청난 행운아인가.

삼성 김응룡감독(61·사진)에 대한 해묵은 논란은 이제 접어둬야 할 것같다. 모든 것은 결과가 말해주는 법. 그가 왜 4차전에서 엘비라와 임창용의 ‘원투펀치’를 한꺼번에 마운드에 올리는 도박을 감행했는지 따위의 비판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야구의 신’이라고 해도 감독 생활 20년중 절반에 이르는 10번의 우승컵을 거머쥘 수 있을까. 그것도 한국시리즈에서 딱 한번을 뺀 90.9%의 우승확률을 자랑했다. 11차례의 한국시리즈 통산 성적은 승률 0.712에 이르는 42승17패2무. 그 누가 감히 그의 빛나는 업적을 깎아내릴 수 있을까.

하지만 이런 김감독도 어쩔 수 없는 인간. 그는 지난해 시즌을 앞두고 ‘결자해지’의 심정으로 18년간 정든 해태를 떠나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우승 문턱에서 번번이 주저 앉고 마는 삼성의 저주에 가까운 불운을 직접 자신의 손으로 끊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김감독은 이적 첫해인 지난해 전력상 약세인 두산에 초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2승4패로 역전패하는 아픔을 겪었다. 개인적으로는 야구인생의 첫 시련이었고 삼성으로선 ‘우승청부사’를 모셔와도 어쩔 수 없다는 절망감만 배가시킨 한해였다. 김감독의 지도력에 대한 누수현상이 여기저기서 생겨난 것은 당연한 수순.

하지만 김감독은 이대로 주저앉지 않았다. 그의 말처럼 아직은 개성 강한 초호화 스타군단 삼성의 선수들을 완전히 장악하지는 못했지만 채찍과 당근을 적절히 섞어가며 선수들에게 이길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줬다.

그 결과 김감독은 세계 프로야구사에 전례가 없고 앞으로도 깨지지 않을 ‘V10’의 위업을 달성했다.

대구〓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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