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측 “청와대 못믿겠다”…鄭風관련 “박지원실장 경질” 촉구

  • 입력 2002년 10월 25일 18시 57분


“왜 정몽준(鄭夢準) 의원을 띄우느냐.”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측이 ‘정풍(鄭風)’의 배후에 청와대가 작용하고 있다는 음모론을 제기하면서 노 후보측과 청와대간의 관계에 다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특히 김민석(金民錫) 전 의원이 탈당한 뒤 ‘국민통합 21’에 들어간 것을 계기로 ‘청와대 배후설’이 공공연히 유포되기 시작했고, 급기야 23일 국회에서 조우한 박지원(朴智元) 대통령비서실장과 김경재(金景梓) 의원간에 설전까지 벌어졌다. 박 실장은 김 의원의 지적에 대해 “그런 식으로 사고하니까 잘 안 되는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24일에는 민주당 내 친노(親盧) 그룹 중에서도 강경파로 분류되는 정치개혁추진위 신기남(辛基南) 본부장이 직접 나서 박 실장을 정면 공격했다. 신 본부장은 박 실장이 23일 김경재 의원에게 농담조로 핀잔을 줬다는 얘기를 전해듣고 “비서실장이라는 공직을 망각하고 국민을 노골적으로 우롱한 망발”이라고 격렬하게 비난하며 박 실장의 경질을 요구했다. 그는 이어 “박 실장의 이 같은 오만방자함이야말로 ‘대통령의 최측근’임을 내세워 권력을 사유화해온 비선(秘線)정치의 생생한 사례”라고 지적했다.

노 후보는 25일 대전방송 토론회에서 ‘신 본부장의 발언이 너무 나갔다’는 당내 일각의 비판을 의식한 듯 “혹시 청와대가 뭔가 조종을 해서 제가 가라앉고 정몽준 의원이 뜨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있는 데 증거 없이 그런 얘기를 하면 국민이 혼란스러워한다”고 진화에 나섰다.

그러면서도 그는 “청와대와 관계없이 과거에 대통령 모시고 행세깨나 했던 분이 저를 흔들려 했던 적은 있었다고 본다”며 동교동계를 겨냥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실제 노 후보 진영 내에서는 차제에 ‘정풍 배후설’을 정면으로 치고 나가 ‘DJ와의 차별화’까지 이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동교동계 등 당내 일부의 반발을 무릅쓰고서라도 더 늦기 전에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는 논리다. 정대철(鄭大哲) 위원장 등 노 후보측 핵심그룹은 27일경 모임을 갖고 이 문제를 본격 논의할 예정이어서 노 후보측의 차별화 행보가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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