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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10월 14일 18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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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남(南男)’ 이봉주(32)가 ‘북녀(北女)’ 함봉실에 이어 부산아시아경기대회 남자 마라톤을 제패했다.
‘봉달이’ 이봉주는 14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을 출발해 서면∼해운대∼벡스코∼동래를 돌아 다시 주경기장으로 들어오는 42.195㎞ 풀코스에서 열린 부산아시아경기대회 남자 마라톤에서 2시간14분4초로 우승했다. 이봉주는 이로써 98년 방콕대회에 이어 아시아경기를 2연패했으며 한국은 90년 베이징대회부터 4연패의 금자탑을 쌓았다. 이봉주의 2연패는 일본의 기미하라 겐지(66년, 70년 우승)에 이어 통산 두 번째. 2위는 2시간17분47초로 골인한 일본의 시미즈 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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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풀코스에 29번 도전해 28번을 완주한 베테랑 이봉주는 역시 달랐다. 이날 부산은 섭씨 23.5도로 마라톤을 하기엔 무더운 날씨. 우승후보로 꼽히던 일본의 다케이 류지가 좀처럼 앞으로 나서지 않자 이봉주가 레이스를 주도했다.
14.5㎞ 지점부터 임진수, 일본의 다케이 류지, 시미즈 고지 등 4명과 선두그룹을 형성해 달리던 이봉주는 20.5㎞에서 승부수를 띄웠다. “페이스가 너무 느리면 막판에 힘겨운 승부를 해야 한다. 날씨가 덥고 코스 막판에 오르막이 있으니 다른 선수들이 나서지 않으면 20㎞ 지점에서 치고 나가라”는 오인환 감독의 주문대로였다.
선두로 치고 나간 이봉주는 30㎞ 지점에서 2위 시즈미를 200m차로 멀찌감치 따돌리고 사실상 우승을 확정지었다.
이봉주는 레이스 중 가장 힘든 지점인 35㎞ 지점에서 오르막이 계속돼 피로한 기색을 보이기도 했지만 끝까지 선두를 지켜 전날 여자마라톤을 석권한 북한의 함봉실에 이은 ‘남북 한마음 레이스’를 완성했다. 피니시라인을 통과한 이봉주는 태극기를 들고 트랙을 돌며 남북 마라톤이 이룩한 ‘작은통일’을 만끽했다.
부산〓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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