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증시전문가 4人의 주가 전망

  • 입력 2002년 10월 8일 18시 49분


내심 ‘주가가 600선만 깨져봐라…’하고 벼르고 있는 투자자들이 많다.

주가가 작정한 수준으로 내려오면 바로 주식에 여유자금을 몽땅 끌어다 묻겠다는 것이다.

이런 투자자들은 98년 외환위기나 작년 9·11테러 직후 주가 움직임을 보면서 ‘위기는 곧 기회’라는 점을 배웠다. ‘대외적인 혹은 증시 외적인 불확실성이 사라지면 한국 주가는 결국 한국 기업들의 실력에 의해 좌우되더라’는 것이다.

요즘 한국 주가가 기업들의 실력이나 국내 경제여건보다 미국 주가에 휘둘리고 있는 걸 보면 다가오는 반등장이야말로 대박을 터뜨릴 수 있는 호기가 될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두 시기를 모두 경험한 증권가 백전노장들은 “대박을 기대하기엔 불확실성이 너무나 크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단기적인 반등은 얼마든지 가능하며 늦어도 올해 말∼내년 초에는 기회가 올 것이라고 전망한다.

▽대세는 회의, 반등은 낙관〓장동헌 SK투신운용 본부장은 “미국이나 한국 증시 모두 단서만 마련되면 하루 만에 4∼5%는 오를 수 있는 극적인 상황까지 이미 와 있다”고 진단했다.

우리증권 신성호 이사는 “‘주가가 여기서 더 빠질 수 있다’는 것은 시장 흐름을 뒤따라가는 감각적인 판단일 뿐”이라고 단정한다. 99년 말에는 국채금리 9%선에서 주가가 1,000선을 넘었는데 그때보다 금리가 4%포인트 낮고 기업실적도 훨씬 좋은 요즘 주가가 630선이라는 것은 교과서 논리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굿모닝신한증권 정의석 부장은 “올 4월 이후 주가가 너무 많이 너무 오래 빠진 것을 보상하는 정도의 주가 상승이 연말연초쯤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교보증권 김석중 상무는 “대세상승은 믿지 않으나 미국경제가 일본처럼 장기불황 국면에 들어가지 않는 이상 미국과 한국 주가가 여기서 더 빠진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무엇을 보고 들어갈까〓전문가들은 “미국의 주가 흐름을 지켜보면서 여유를 갖고 투자 타이밍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장 본부장은 “미국의 금리인하 등 경제외적인 사건이 단기반등을 촉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부장은 “미국 주가가 1주일 연속 상승하거나 국내 주가가 3거래일 연속으로 오르면서 종가가 시초가보다 높게 형성되는 모양(적삼병)을 보고 들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신 이사는 “눈치 빠른 투자자라면 주가가 옆으로 기는 가운데에서도 거래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면 뭔가 변화가 일고 있다는 감(感)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철용기자 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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