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찬선의 증시산책]성공투자의 길, 노력 99%+행운 1%

  • 입력 2002년 9월 22일 18시 03분


팀 몽고메리가 15일 100m를 9.78초에 달려 세계신기록을 갈아치운 것은 뒷바람이 초속 2m로 불어준 ‘행운’의 힘이 컸다. 허석호가 8월29일 신한동해오픈 골프대회에서 앨버트로스(기준타수보다 3타 적게 홀컵에 넣는 것)를 기록한 것도 행운의 여신이 그에게 미소를 보낸 덕이었다.

하지만 이들의 성공은 운에만 의존한 것은 아니다. 몽고메리는 이미 100m를 9.84초에 달리는 ‘마하인간’에 속해 있었으며, 허석호도 7월 일본의 주켄산교오픈에서 우승했을 정도의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

영화 ‘오아시스’를 만든 이창동 감독과 주연 여배우 문소리가 9일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과 신인배우상을 받은 것도 운과 함께 노력 및 실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4월부터 8월까지 5개월 동안 20억원으로 110억원을 번 우리증권 선물·옵션팀(팀장 김병웅)의 실적은 주가의 바닥과 꼭지를 정확히 알아내 시장 흐름이 바뀔 때 과감하게 베팅한 덕이었다. 변화를 알아내는 것은 실력이지만 예측대로 증시가 움직인 것은 운이라고 할 수 있다.

시카고투자컨설팅의 김지민 박사는 주식투자로 돈버는 사람은 △운이 좋은 사람 △내부정보를 이용하는 사람 △불법을 저지르는 사람뿐이라고 단언한다. 주식투자로 돈을 벌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을 역설적으로 나타낸 말이다.

별과 물체의 움직임을 관찰해 운동의 제1, 2, 3법칙을 발견한 물리학의 아버지 아이잭 뉴턴도 “천체 운동은 센티미터와 초 단위로 잴 수 있지만 정신 나간 군중이 시세를 어떻게 끌고 갈지는 정말 알 수 없다”는 말로 주가 예측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렇다고 운만 믿고 증시에 뛰어들면 밝은 빛에 홀려 불꽃 속으로 돌진하는 부나비처럼 죽음만이 기다릴 뿐이다. 발명왕 에디슨은 “천재는 99%의 노력과 1%의 영감으로 만들어진다”고 했다. 주식투자의 성공도 99%의 노력(공부)과 1%의 행운으로 결정된다.

호재 악재와 증시 상황, 알려지지 않은 숨은 진주를 정확하게 가려낼 수 있는 실력을 키우는 사람에게 운도 따른다. 살다 보면 운도 실력이라는 것을 절감할 때가 많다.

hc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