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포럼]조홍제/태화강 관리, 울산시에 일임해야

  • 입력 2002년 9월 19일 17시 11분


우리나라는 오래 전부터 매년 두세차례 직접적인 태풍 피해를 보고 있으며 태풍과 무관한 집중호우로 인한 대규모 홍수 피해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특히 96년과 98년, 99년 서울 및 경기 북부 일원에 발생한 홍수는 심각한 수준이었다. 올해 울산에서는 8월10일과 31일 두 차례 태화강에 홍수경보가 발령되었다. 8월10일의 홍수 경보는 일주일 정도 지속된 강우로 인해 발령되었는데 이는 91년 태풍 글래디스로 1일 428㎜의 강우량을 기록, 시가지 대부분이 침수된 이후 11년 만의 일이다.

태화강의 치수대책을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두 가지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하나는 현대자동차 수출부두 등 항만 내의 수심 유지를 위해 태화강과 동천에서 유입되는 토사 방지를 목적으로 현대자동차 부근에 설치한 길이 600m, 높이 1m 정도의 방사보다. 방사보 자체는 100년 빈도 설계 홍수량에 대해 최대 약 16cm 정도의 수위상승 효과밖에 없다. 그러나 방사보로 인한 퇴적으로 하상 높이가 크게 상승했다. 이는 8월 홍수 때 급격한 수위상승의 원인이 되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또 다른 하나는 ‘태화들’로 불리는 둔치지역에 4차로 제방 겸용 도로를 축조해 약 5만 2000평 정도를 택지화하려는 계획이다. 이는 87년 수립된 하천정비기본계획에서 결정된 제방 축조계획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 이 같은 제방 축조는 울산대 수자원연구실의 수리실험결과 상·하류부의 수위 상승 효과가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태풍 ‘루사’의 경우에서 보듯이 예기치 못한 대규모 홍수 피해가 발생하므로, 국가하천인 태화강 본류에 대한 설계빈도가 100년에서 200년으로 상향조정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럴 경우, 현재 수립되어 있는 태화강 치수기본계획과 이미 설치되어 있는 제방 펌프장 등 수리시설도 모두 재검토해야 한다.

건설교통부에서는 전국 13개 주요 하천에 대한 치수계획 방법을 하천별 치수계획에서 유역 단위의 치수계획으로 수정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2001년 4월 ‘태화강 수계 치수계획’을 수립했다.

그러나 태화강 본류의 국가 하천 구간과 삼호교 상류 지방 2급 하천 구간에 대한 계획 홍수량은 과거 하천정비기본계획상의 결과를 그대로 인용함으로써 혼란만 가중시켰다. 이는 태화강 하나를 두고 국가하천은 건설교통부(부산지방국토관리청)가, 지방 2급 하천은 울산시가 각각 치수계획을 수립해 관리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태화강의 효율적인 수해 방지를 위해서는 울산시가 태화강 전체의 관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시급히 일원화해야 한다. 그리고 태화강 제방축조계획을 전면 수정하고 하상 준설 및 방사보 철거, 하천개수공사 등을 완료해야 한다. 태화강의 홍수 예경보시스템 구축과 지리정보시스템을 이용한 하천관리시스템을 도입해 울산지역 102개 하천과 모든 소하천을 효과적으로 관리해야 홍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조홍제 울산대 교수·토목환경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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