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경제]조세피난처 사라진다…OECD 35곳 2005년까지

  • 입력 2002년 9월 16일 18시 18분


2005년이 되면 그동안 각종 탈법의 온상으로 여겨졌던 이른바 조세피난처(Tax Haven)가 사실상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조세센터는 현재 35개 조세피난처 가운데 31곳이 2005년까지 자본거래에 대해 세금을 물리지 않는 등의 유해(有害)조세제도를 폐지하고 금융정보를 포함한 각종 정보교환에 응하기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그레이스 페레즈나바로 OECD 조세센터 국제협력과장(사진)은 “지난해까지 7개 조사피난처가 OECD의 협조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올 들어 3곳이 요청을 받아들여 규제의 실효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OECD의 금융정보교환 등에 응하지 않을 경우에는 해당 조세피난처와 거래하는 기업에 대해 비용공제를 해주지 않는 등의 불이익을 주는 방법까지 고려중이라는 것.

그는 또 “2003년 4월까지는 OECD 회원국의 유해 조세감면 제도도 대대적으로 정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OECD는 이와 함께 조세피난처로 지정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조세피난처 역할을 하고 있는 말레이시아 라부안, 홍콩 등 조세회피성 국가 등 10여곳에 대해서도 조세제도 정비를 요구할 계획이다.

말레이시아의 라부안은 한국 기업과 역외(域外)펀드 등이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곳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세금 탈루가 발생하고 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미국 국세청(IRS)은 조세피난처에서 이뤄지는 탈세 규모가 전세계적으로 매년 6조∼7조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조세피난처=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자본거래에 대해 거의 세금을 물리지 않거나 외부의 정보교환 요구에도 제대로 응하지 않는 국가나 지역. 조세피난처에서는 세금을 내지 않으므로 일부 기업은 이곳에 유령회사(페이퍼컴퍼니)를 차리고 탈세를 하거나 역외펀드를 설립한 후 자국 회사에 대해 자금을 부당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파리〓박정훈기자 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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