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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9월 15일 18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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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무엇이 문제인지 정확히 파악해야 앞으로 국정을 잘 운영할 수 있는 만큼 여야를 막론하고 진정으로 집권을 추구하는 정당이라면 성실한 국감을 통해 현 정권 국정운영의 허실을 낱낱이 짚어내야 한다. 그럴 능력이 없다면 집권할 자격조차 없다. 현 정권 마지막 국감이니 대충 넘어가려 한다면 무엇이 문제인지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다음 국정을 떠맡겠다고 나서는 꼴이나 다름없다.
당장 새해 예산안 심의를 충실히 하기 위해서라도 국감에서 따질 것은 철저하게 따져야 한다. 나라살림이 어떻게 꾸려져 왔는지 꼼꼼히 살펴보지 않은 채 예산안을 심의하는 것은 국민을 속이는 일이다. 그럴 경우 또 다시 각 정파가 예산의 효율적 배분보다는 ‘떡고물’ 배분에만 신경을 쓰는 나눠먹기식 예산안 심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그것은 범죄다.
정부 관계자들도 정권이 아니라 국민을 의식하면서 국감을 받아야 한다. 차기 정권에 ‘보다 나은 상태’로 정부를 넘겨줘야 한다는 의무감을 갖고, 국정운영의 문제점을 스스로 밝힌 뒤 정치권과 함께 개선책을 모색하는 적극성이 필요하다. 재판이나 수사 관여, 사생활 침해, 안보기밀 누설 등의 우려가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자료 제출이나 증언을 거부해서도 안된다.
벌써부터 부실국감을 걱정하는 소리가 많다. 대선에 모든 것을 걸고 있는 각 정파가 국감을 정치공방의 장(場)으로만 생각하고 정부 관계자들도 어떻게든 정권 말기를 탈 없이 넘겨보려는 보신주의에만 젖어 있다면 실망스러운 일이다. 정치권과 정부가 자세를 가다듬고 엄숙하게 국감에 임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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