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롯데를 어찌할꼬…

  • 입력 2002년 9월 11일 17시 59분


프로야구 사상 최강의 팀을 꼽으라면 역대 최고승률(0.706)로 전후기 통합우승을 차지한 85년 삼성인지, 한국시리즈 4연패를 한 89년 해태인지, 시즌 최다승(91승)을 올린 2000년 현대인지, 아니면 또 다른 팀인지 논란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상 최약체팀은 원년인 82년 삼미라는데 이견이 없을 것이다. 당시 삼미는 15승65패로 유일한 1할대 승률(0.188)을 기록했고 이 기록은 앞으로 국내에 프로야구가 존속하는 한 깨지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올시즌 롯데도 이에 못지 않다. 아니 오히려 이보다 못하다는 게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롯데가 어떤 팀인가. 84년 한국시리즈에서 최동원이 4승을 혼자 따내는 무쇠팔 위용을 자랑한 끝에 삼성에 역전 우승을 일궈낸 팀이다. 또한 ‘야구도시’ 부산의 뜨거운 팬 성원을 업고 91년 사상 처음으로 홈구장 100만 관중시대를 연 최고 인기구단이었다.

하지만 올해 롯데를 바라보는 부산 팬은 안타까움보다는 분노를 느끼는 쪽이 훨씬 많을 것이다. 10일 현재 27승80패1무로 승률 0.252. 선두 기아와는 무려 37.5경기의 승차가 난다.

페넌트레이스 경기수가 원년인 82년에 비해 53경기가 늘어난 때문에 롯데는 이 페이스를 시즌 막판까지 이어가면 33승99패1무가 돼 사상 최다패배 기록 경신이 유력시되고 있다. 현재까지 기록은 99년 쌍방울의 97패.

외형상 드러난 성적도 문제지만 팀이 엉망진창이 되고 팬은 떠났다는 게 더욱 큰 위기. 선발투수 매기와 중심타자인 조경환을 SK에 팔아치운 롯데는 3할을 치고 있는 특급 용병 에레라마저 인수할 팀이 나서지 않자 중도에 계약을 해지하는 촌극을 빚었다.

젊은 타자들에게 출장 기회를 더 주기 위해서라는 궁색한 변명을 했지만 이는 한푼이라도 연봉을 아끼려는 롯데 구단의 인색함을 감추기 위한 것. 어차피 올해는 끝났다며 2군선수들을 죄다 불러올린 백인천감독의 용병술도 팬은 뒷전이란 것을 웅변하고 있을 뿐이다.

95년 홈구장 평균관중 1만8739명에서 팀 사상 최악인 2243명으로 곤두박질친 롯데. 누군가 분명히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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