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가르시아 23언더 폭풍 샷

  • 입력 2002년 9월 8일 17시 26분


한국오픈에서 각종 기록을 갈아치우며 챔피언에 등극한 세르히오 가르시아가 그린재킷을 입고 우승컵에 입을 맞추고 있다.
한국오픈에서 각종 기록을 갈아치우며 챔피언에 등극한 세르히오 가르시아가 그린재킷을 입고 우승컵에 입을 맞추고 있다.
‘유럽의 타이거’ 세르히오 가르시아(22·스페인)가 ‘내셔널 타이틀’과 함께 한국 필드를 평정했다.

8일 경기 고양시 한양CC 신코스(파72)에서 끝난 제45회 코오롱 한국오픈골프선수권대회(총상금 5억원) 4라운드. 가르시아는 세계 랭킹 5위의 정상급 기량을 유감 없이 떨치며 5타를 줄여 최종합계 23언더파 265타로 2위 강욱순(삼성전자)을 3타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우승 상금은 1억원.

가르시아의 265타는 지난해 한국PGA선수권대회에서 신용진(38·LG패션)이 세운 국내 남자프로골프 최저타 기록(266타)을 1타 경신한 대기록. 또 지난해 김대섭이 깨뜨렸던 대회 최소타 기록 272타도 무려 7타나 줄였다. 가르시아의 장기 가운데 하나는 드라이버샷. 미국PGA투어에서 거리와 정확도 등을 감안해 매기는 토털 드라이빙 부문에서 3위를 달리고 있다.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가 291.3야드에 이르는 장타인 데다 페어웨이 안착률도 70% 안팎으로 높은 편이다.

하지만 이날 가르시아는 2타차 선두를 지킨 17, 18번홀에서 잇달아 자신의 장기인 드라이버 대신 아이언으로 티샷을 하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정확도를 끌어올리는 ‘안전 운행’으로 승리를 지키겠다는 계산이었던 것. 17번홀에서 파를 세이브한 그는 마지막 홀에서 우승을 자축하듯 3.8m 버디 퍼팅을 컵에 떨어뜨리며 갤러리의 뜨거운 박수 갈채를 받았다.

가르시아는 “뛰어난 선수들과 겨뤘고 아시아에서 거둔 첫 우승이라 더욱 기쁘다”며 “코스는 뛰어났지만 느린 그린에 적응하는 데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20언더파를 치고도 가르시아의 빛에 가린 강욱순은 2000년 대회 때 통차이 자이디(태국)에게 밀려 2위에 머문 데 이어 다시 한번 징크스에 시달렸다.

최광수(42·코오롱)와 박남신(43) 김종덕(41)은 나란히 합계 13언더파로 공동 3위에 올랐다. 전날 1오버파에 그치며 우승권에서 멀어졌던 간판스타 최경주(슈페리어)는 합계 11언더파로 공동 7위에 자리하며 3년만의 정상복귀 꿈이 깨졌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