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자유를 찾는 '소수자'들의 외침

  • 입력 2002년 8월 30일 17시 35분


◇다르게 사는 사람들 / 윤수종 엮음 / 288쪽 1만원 이학사

우리말의 ‘틀리다’는 ‘차이’(different)와 ‘오류(false)’라는 두 가지 개념으로 쓰인다. 그러나 표준과 ‘차이’난다고 해서 반드시 오류가 있는 것은 아니다.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과 외면을 받는 ‘소수자’들, 또는 그들을 대변하는 사람들 아홉 명의 목소리가 이 책에 실렸다.

교통사고를 당한 한 중국교포는 경찰이 다가오는 것을 보자 으깨진 턱을 쥐고 도망쳐버렸다. 육체의 아픔보다 불법취업 사실이 들통나는 것이 더 두려웠기 때문. 한 ‘트랜스젠더’는 강간당한 사실을 고발했지만 ‘남성이므로 강간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판결을 받았다.

“그러게 왜 남의 나라에 들어와 몰래 취업했느냐?” “왜 부모가 주신 성을 버렸느냐?”고 말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누구에게 피해를 주었기에 배척을 받아야 하는가” 라는 이들의 목소리는 현실에서도 점차 힘을 얻어가고 있다.

넝마주의 공동체 대표, 장애인, 빈민지역 교사, 석방된 미전향 장기수 등도 저마다의 ‘아픈 목소리’를 들려준다.

“외부에서의 개입에 의해서가 아니라, 소수자들 내부에서의 자각에 의해 그들이 더 많은 자유의 공간을 만들어 낼수록 우리 사회는 풍요로워질 것이다”라고 엮은이는 말한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