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위서 병풍공방]"수연씨 편입신고서 조작의혹"

  • 입력 2002년 8월 26일 18시 46분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왼쪽)이 군-검 병무비리 합동수사팀에서 일했던 군 관계자들에게 오후 회의에 참석할 것을 종용하고 있다. - 서영수기자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왼쪽)이 군-검 병무비리 합동수사팀에서 일했던 군 관계자들에게 오후 회의에 참석할 것을 종용하고 있다. - 서영수기자
26일 열린 국회 국방위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이준(李俊) 국방장관과 강신육(姜信六) 병무청장 등을 출석시킨 가운데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 아들 병역문제를 둘러싸고 날카롭게 맞섰다.

한나라당은 다른 상임위 소속인 이재오(李在五) 정형근(鄭亨根) 김문수(金文洙) 이주영(李柱榮) 의원 등 4명을 교체 투입해 총력전에 나섰고, 민주당은 이 후보의 차남 수연(秀淵)씨의 병적기록표까지 문제삼는 등 확전을 시도했다. 공방 과정에서 한 차례 정회되기도 했다.

▽김대업(金大業)씨 수사활용 논란〓이 후보 아들의 병역비리를 주장하고 있는 의무부사관 출신 김대업씨를 98, 99년 군-검 합동수사본부에서 활용하는 과정에서 청와대쪽과 김씨의 면책문제를 협의했다는 증언이 나와 논란이 가열됐다.

98, 99년 군-검 합동수사본부의 수사팀장이었던 고석(高奭·법무과장) 대령은 “98년 8월과 11월말경 두 차례 박주선(朴柱宣) 당시 대통령 법무비서관을 찾아가 군-검 합수부 설치를 건의했다”며 “그때 ‘김대업씨를 통하면 수사에 진척이 있을 것이다. 사전에 면책 부분에 대한 언질이 있어야 하는데 서울지검에 협조해서 자백하는 사건은 처벌을 면책해 줄 수 있겠느냐’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재오 의원은 “김씨의 여죄에 대해 당시 천용택(千容宅) 국방장관과 김태정(金泰政) 검찰총장이 면책해주기로 했고, 김씨를 수사에 활용하기로 한 것은 대통령에게도 보고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민주당 천용택 의원은 “마약수사처럼 정보가 없는 사건의 수사에 협조했을 때는 형법에 의해 벌을 감경해주는 조항도 있다”며 “김씨를 수사에 활용한 것은 불법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군 검찰 관계자의 엇갈린 증언〓98, 99년 군 검찰의 병무비리 수사에 참여했던 관계자들은 엇갈린 증언을 했다.

이명현(李明鉉) 중령은 “98년 8, 9월과 99년 1, 2월쯤 병무청에 이 후보의 장남 정연(正淵)씨의 병적기록표 사본을 요구했으나 받지 못했다”며 “당시 상관인 국방부 법무관리관으로부터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이고 공소시효도 다 지났는데 뭐 하러 받으려 하느냐’는 말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또 “김대업씨가 김도술씨를 상대로 정연씨 건을 조사했다는 사실은 고석 대령이 보고 받았다고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고 대령은 “보고를 받았다는 것은 전혀 사실무근이다”고 반박했다.

이와 달리 이 중령의 후임으로 수사팀에 참여했던 유관석(柳灌錫) 소령은 ‘김대업씨가 김도술씨의 진술서를 갖고 다니는 것을 봤느냐’는 질문에 “이정연과 관련된 간이진술서다”고 답변했으나 ‘그 진술서가 지금도 있느냐’는 후속 질문에는 “어디 갔는지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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