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亞 게임]南北 2년만에 동시입장…단일팀은 어려워

  • 입력 2002년 8월 9일 18시 07분


《2002부산아시아경기대회가 50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대회는 북한의 참가로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가입 43개국이 모두 참가하는 역사적인 대회. 더구나 월드컵 4강으로 ‘아시아의 자존심’을 드높인 한국에서 ‘37억 아시아인의 스포츠 축제’가 열린다는 점에서 그 뜻이 깊다. 부산아시아경기대회는 9월29일부터 16일 동안 부산 양산 마산 창원 울산 등 인근 도시 43개 경기장에서 펼쳐진다. 부산아시아경기대회조직위원회(BAGOC)는 전체 선수단의 규모를 1만2000여명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은 카바디를 제외한 37개 종목에 역대 최다인 1014명의 선수단을 파견한다. 금메달 수는 419개. 북한이 한국에서 열리는 국제종합대회에 선수단을 파견하는 것은 이번이 사상 처음. 북한의 참가를 계기로 북한팀의 전력과 앞으로 남북이 해결해야 될 문제 등을 짚어보고 부산의 준비상황을 알아본다.》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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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유니폼에 한반도旗’ 성사 가능성▼

2002부산아시아경기대회는 북한이 사상 처음으로 국내에서 열리는 국제종합대회에 대규모 선수단을 파견하기로 함에 따라 남북체육교류사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정부와 BAGOC가 남은 50일 동안 북한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풀어야 할 현안은 무엇일까.

▽남북 단일팀 구성과 개폐회식 동시 입장〓단일팀이 구성된다면 더 바랄 게 없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울 전망이다. 9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세계청소년축구대회에서 전례를 찾을 수 있지만 시기적으로도 늦었고 북한은 OCA의 43개 회원국 입장에서 대회 참가를 결정했다.

하지만 12일부터 서울에서 열리는 장관급 회담에서 남북 동시입장의 성사는 거의 확정적인 것으로 보인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대회에서 남북한은 개막 직전 같은 유니폼을 입고 한반도기를 앞세운 동시입장에 전격 합의해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백두-한라산 성화채화…판문점서 ‘合火’▼

▽백두산 성화 채화와 최종주자 선정〓부산조직위가 ‘백두에서 한라까지’라는 모토를 내걸고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부분이다. 남북은 9월5일 민족의 성산인 백두산과 한라산에서 동시채화를 하는 방안에 대체적으로 합의를 한 상태. 채화 이틀 뒤인 7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역사적인 합화(合火) 행사를 치를 계획이다.

성화 최종주자와 점화자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남북 스포츠 100년사를 대표할 만한 비중 있는 인사가 거론되고 있다. 남한에선 마라톤 영웅 손기정옹이, 북한에선 월드컵 최고스타 박두익씨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北선수단 체재비용 남한서 전액 지원방침▼

▽북한 손님맞이 준비〓북한의 참가는 의전과 경호, 수송, 숙박, 비용 등 세부적으로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 뒤따른다.

이미 ‘특별 대우’를 공언한 조직위는 북한선수단의 숙소로 해운대구 반여동에 있는 선수촌 내에 350여명이 따로 묵을 수 있도록 43가구의 아파트를 준비해 둔 상태. 선수단의 신변 안전이 가장 중요한 만큼 선수촌 내에서도 특별경호를 받게 되며 경기장으로 이동할 때도 셔틀버스가 아닌 전용버스를 이용한다.

비용 문제는 북한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꺼리는 부분이지만 정부에서 전액 보조할 방침이다.

▼평양교예단 초청-남북 공동응원단 추진▼

▽북한 예술단 초청과 공동 응원〓북한 예술단의 초청은 스포츠뿐만 아니라 남북교류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조직위는 99년 서울에서 열린 통일농구 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평양교예단을 최우선 대상으로 꼽고 있다.

또 ‘붉은 악마’를 위시한 6월 월드컵 응원전의 열기는 이번 대회에서 북한선수단의 격려로 이어질 전망이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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