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이재연/지갑 찾아준 아름다운 마음

  • 입력 2002년 8월 4일 17시 35분


해변의 여름경찰서로 파견근무를 온 지 4일째되던 날 저녁, 목포에서 학원업을 하는 고석주씨가 인근 여관 앞을 지나다 30여만원의 현금이 든 자그마한 지갑을 습득했다며 여름경찰서를 찾았다. 해수욕장 일대에 방송을 해 주인을 기다린 것이 2시간. 그래도 지갑을 잃어버린 사람의 애타는 심정을 생각해 다시 방송을 두세 차례 하고 20분 정도 지나자 얼굴이 땀으로 범벅된 40대 중반의 남자가 들어왔다. 서울에서 단체로 이곳을 찾아온 시각장애인이었다. 그는 들어오면서 “지갑, 지갑 때문에…”라고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보관 중인 지갑의 주인이 맞는지 확인절차를 끝내고 인계인수서를 작성한 뒤 지갑은 주인의 품으로 돌려줬다. 이른 아침 그 시각장애인 가족 일행이 여름경찰서 앞을 지나간다. 왼손은 부인이, 오른손은 귀염둥이 딸에게 내어주고…. 간밤의 아름다운 양심이 다시금 새롭다.

이재연 전북 부안경찰서 격포여름경찰서·경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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