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탈북 아이들의 희망이야기

  • 입력 2002년 7월 26일 18시 05분


◇나라를 버린 아이들 / 김지연 글 강전희 그림 / 96쪽 7500원 진선출판사

탈북 어린이들을 다룬 르포형식의 동화. 해맑기만 해야 할 어린이들이 굶주림을 견디다 못해 북한을 탈출해 중국에서 구걸하며 사는 생활을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다.

먹을 것을 찾아 중국 땅을 밟지만 집도 없이 시장과 역전을 떠도는, 그래서 언제 붙잡혀 갈 지 모르는 불안에 떨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탈북 어린이들을 ‘꽃제비’라고 부른다.

이 책의 주인공은 추운 연변 거리를 헤매고 있는 ‘꽃제비’들이다.

겨울이 다가와 날도 추워졌다. 추위를 피하기 위해 아파트 계단으로 몸을 피하지만 북한에서 입고 온 얇은 옷으로는 어림도 없다. 아파트 층계참에 쭈그리고 앉은 아이들의 눈에는 눈물이 고인다. 엄마 아빠 생각에 더욱 서글퍼진다.

몸을 웅크린 채 날이 밝기만을 기다린다. 멀리서 들려오는 새벽 닭 울음소리는 고향에서 듣던 것과 같다. 겨울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거리에 길 잃은 강아지 한 마리가 쓰레기 더미를 뒤지고 있다. 며칠을 굶었는지 배가 훌쭉한 강아지는 몹시 허기진 모양이다. 아이들은 자신들의 처지와 비슷한 강아지가 가여웠다. 아이들은 다 말라빠진 과자 부스러기를 강아지에게 던져준다. 고맙다는 뜻인지 강아지는 연신 꼬리를 흔들어댄다.

강전희의 연필 그림은 ‘꽃제비’의 슬픈 현실을 사진보다도 더 강렬하게 전달하고 있다. 아이들이 최근 탈북자 문제에 공감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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