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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7월 23일 18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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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민일보가 발행하는 국제문제 전문지 환구(環球)시보는 22일 “1960, 70년대만 해도 대만 학생들 사이에는 ‘대만대를 졸업한 뒤 미국으로 가자’는 말이 유행했으나 이제는 그런 말이 역사가 돼 버렸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1987년 처음으로 대만 학생 1명이 중국대학에 입학한 후 지금까지 15년 동안 중국에서 유학했거나 유학 중인 대만 학생은 1만명이 넘는다.
대만 학생들의 유학은 광저우(廣州) 중산(中山)대, 푸젠(福建) 화차오(華僑)대, 상하이(上海) 푸단(復旦)대, 상하이교통대 등 양쯔(揚子)강 이남의 대학에 국한됐으나 이제 베이징(北京)대 칭화(淸華)대 등 북부지역의 대학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베이징대에 유학중인 대만 학생만 100명이 넘는다.
대만 학생들의 중국 유학 바람은 무엇보다 중국경제의 규모가 커지고 양안 간 무역거래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베이징대에 다니는 한 대만 유학생은 “대만은 30여년 간의 경제발전 과정에서 인재가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면서 “대만 기업들은 물론 다국적 기업들이 대거 대륙으로 진출하고 있는 만큼 중국에서 공부하면 앞으로 취업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그는 “학비도 대만보다 절반 정도 싼데다가 언어와 문화도 같아 적응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고 덧붙였다.
물론 제도적 난관도 없지 않다. 대만이 정치적 이유로 중국 대학의 학력을 아직 인정하지 않고 있고 중국도 대만 학생에게는 중국 내 직장을 알선하는 증명서 등을 발급하지 않아 실제 취업은 쉽지 않다. 그러나 베이징대의 또 다른 유학생은 “양안간 경제적 유대관계가 심화되고 있는 만큼 머지않아 직접무역이 허용될 것”이라면서 “그때가 되면 중국 내부사정을 잘 아는 유학생 출신에 대한 수요가 폭발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