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황석순/무선인터넷 ´보안 인프라´ 확충하자

  • 입력 2002년 7월 5일 18시 35분


미래에 관한 전망을 내놓는 학자들의 글을 들여다보는 일은 늘 즐겁다. 질서정연한 논리로 앞날을 내다보는 그들의 안목에 기꺼이 탄복할 준비가 돼있기 때문이다. 또 세상을 살면서 정답 여부를 검증할 수 있는 ‘재미’도 있다. 특히 ‘생각의 속도’로 패러다임이 바뀌는 21세기에는 검증의 기간이 좀 더 짧아진다.

미국 출신의 세계적인 미래학자인 제레미 리프킨은 2000년에 출간된 그의 저서 ‘접속의 시대(The Age of Access)’에서 “미래사회는 재화가 시장에서 교환되는 빈도가 줄어들어 실물시장의 영향력은 작아지고 그 위치를 온라인 상의 네트워크가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그의 예측은 현실화돼 있다. 이미 전자상거래의 폭발적 증가로 인터넷 세상에서 활발한 경제 활동이 일어나고 있다. 그런데 이제는 유선이 아닌 무선으로 된 인터넷 세상의 경제 활동이 오프라인을 대체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미 2500만명 이상이 무선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는 한국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이동통신 3사는 차세대 성장 엔진으로 무선인터넷에 대한 투자를 크게 늘리고 있다. 또 ‘언제 어디서나’ 정보에 대한 접근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무선인터넷을 통한 경제활동(M-Commerce)은 더욱 활발해질 것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무선인터넷 서비스는 문자메시지(SMS) 등 단순한 서비스 위주다. 모바일 뱅킹이나 모바일 트레이딩 등 무선을 통한 ‘거래’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유선에서와 마찬가지로 사용자에 대한 보안이 철저히 보장돼야 한다.

인감증명이 찍히지 않은 계약서는 효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인터넷 뱅킹에서도 인증서 발급 및 사용자 인증 기능이 반드시 필요하다.

유선인터넷에서는 이미 공개키 기반구조(PKI)를 이용해 암호화한 인증 기능이 일반화돼 있다. 무선인터넷은 외부에서 정보에 침입하기가 훨씬 쉽고 사용자들이 보안에 더욱 두려움을 느낀다는 점에서 PKI 기반 보안기술의 접목이 필수적이다.

이처럼 보안기술이 점점 중요해지는 시점에 한국이 무선 PKI 분야에서 세계 최고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특히 올해 중 이동통신 3사가 이동통신 단말기로도 상거래 및 결제를 하도록 서비스할 예정이어서 더욱 그렇다.

유무선 인터넷 환경이 세계적인 수준인 한국의 국민이 다른 어떤 나라 국민보다 안전하고 편리하게 온라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처럼 좋은 기반을 갖고 있는 한국이지만 이용자의 편리성을 증대시킬 논의는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현재 이동통신 회사들은 공인인증 서비스를 개별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서로 연동되지 않기 때문에 이동통신 단말기를 이용한 전자상거래는 반쪽짜리로 전락할 수도 있다. 무선콘텐츠를 제공하는 회사와 이용자들은 이동통신사 별로 솔루션을 개발하거나 인증서를 내려받아야 한다.

미래는 인식보다 앞질러 와 있기 마련이다. 무선인터넷을 통한 전자상거래도 우리가 친근하다고 인식할 즈음이면 삶의 기반이 돼있을 것이다.

새로운 경제 환경의 감시자 역할을 할 보안 인프라를 확충하고 안정된 솔루션에 투자 개발하는 일은 이 시점에서 더욱 중요한 일이 됐다.

황석순 드림시큐리티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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