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서니’김선우 첫 선발승 ‘햇살’

  • 입력 2002년 7월 3일 17시 53분


메이저리그 첫 선발승을 따낸 김선우가 3일 토론토전에서 온 힘을 모아 피칭하고 있다. [보스턴AP연합]
메이저리그 첫 선발승을 따낸 김선우가 3일 토론토전에서 온 힘을 모아 피칭하고 있다. [보스턴AP연합]
‘서니 보이(sunny boy)’에게 드디어 햇살이 비췄다.

미국 프로야구 보스턴 레드삭스의 김선우(25)가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선발승을 따냈다.

김선우는 3일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연속경기 2차전에 선발 등판, 6이닝을 6안타 3실점으로 막아 지난해 빅리그 데뷔후 2년만에 첫 선발승을 따냈다. 지난달 5일 첫 승을 따내긴 했으나 당시는 구원으로 나간뒤 한타자만을 상대하고 거둔 행운의 승리였다.

이로써 김선우는 박찬호(텍사스 레인저스)와 조진호(전 보스턴 레드삭스)에 이어 메이저리그 선발승을 거둔 세 번째 한국선수가 됐다.

시즌초 중간계투로 활약하다 마이너리그로 떨어진 김선우는 팀내 선발투수 롤란도 아로호가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빅리그로 복귀, 이날 연속경기 2차전 선발로 등판하는 기회를 잡았다.

최근 두차례 마이너리그 선발등판에서 호투한 그는 자신감넘친 투구로 토론토 타자들을 요리해 나갔다.

1회 삼자범퇴를 포함, 6회까지 산발 3안타 무실점. 최고시속은 93마일(150㎞)이었지만 무엇보다 볼 끝에 힘이 실려 있었다. 6회까지 잡은 18개의 아웃카운트 가운데 14개를 뜬 공으로 잡아냈다는 게 바로 그 증거. 김선우의 위력적인 직구는 살아움직이듯 꿈틀거렸고 스트라이크존 앞에서 살짝 살짝 위로 솟아올라 토론토 타자들의 배팅포인트를 흐트려놨다.

중반이후부터 체력이 다소 떨어진 김선우는 7회 선두타자 크루스에게 우월홈런을 맞은뒤 연속 2안타를 허용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어 등판한 가르세스가 2명의 주자를 모두 홈으로 들여보내 김선우의 실점은 3점이 됐다. 하지만 토론토의 막판 추격을 막아낸 보스턴이 6-4로 승리.

김선우의 첫 선발승은 메이저리그 등판 34경기만의 감격. 그는 지난해 두차례 선발등판 포함, 20경기에서 2패만 기록했고 올해도 이날 경기전까지 13게임에서 1구원승만 있었다.

98년 고려대 2년을 마치고 계약금 150만달러를 받고 보스턴에 입단한 김선우는 마이너리그 싱글 A부터 더블 A-트리플 A 등 차근차근 모든 단계를 밟고 메이저리그에 진입한 최초의 한국선수. 팀내에서 ‘sunny(햇살)’란 애칭을 갖고 있고 항상 밝은 얼굴과 긍정적인 사고방식으로 동료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다.

이날 선발등판에서 보스턴의 그래디 리틀감독에게 깊은 인상을 남김으로써 당분간 메이저리그 잔류는 물론이고 당당하게 선발축을 이룰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김선우 한마디…슬라이더 제구 안돼 직구로 승부

-주로 던진 구질은….

“직구를 많이 던졌고 커브와 체인지업을 섞었다. 슬라이더는 평소 제구가 잘 안돼 오늘 경기에선 하나도 던지지 않았다. 홈런을 맞은 공은 직구였다.”

-7회 강판될 때 아쉽지 않았나.

“날씨가 워낙 더워 5회 지나면서부터 체력이 많이 떨어졌다. 힘이 다소 부쳐 있던 상태라 7회 마운드를 내려갈 때도 별로 아쉽지 않았다.”

-선발로 첫 승을 거뒀는데 기분이 어떤가.

“교체돼 더그아웃에 들어갈 때 페드로 마르티네스를 비롯, 동료들이 굉장히 환호하면서 악수를 청해 나도 기분이 좋았다. 지난달 구원으로 첫 승을 거뒀을 때의 공은 보관했는데 오늘은 끝난뒤에 공을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김선우 토론토전 투구내용
타자1회2회3회4회5회6회7회
버그우비 三땅 중안
힌스크우비 중비 중비
스튜어트우비 중안 우비
델가도 중비 중비 중비
크루스 볼넷 우비 우홈
웰스 유직 중비 좌안
펠프스 二땅 중안 좌안
윌슨 중비 우비
로렌스 三땅 중비
앞은 수비위치, 뒤는 타구상황(비=뜬공 땅=땅볼 직=직선타구 안=안타 홈=홈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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