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0의 사나이들

  • 입력 2002년 6월 23일 19시 22분


롯데 왼손투수 김영수는 올해 얼굴을 들지 못하고 있다. 팀의 꼴찌 추락이 오로지 자신의 탓인 양 느껴지기 때문이다. 무려 19경기에 나갔고 그중 선발이 7번, 중간이나 마무리로 나가 경기 종료때까지 던진 게 6번이나 된다. 그만큼 코칭스태프가 자신을 믿고 기대를 걸었다는 증거. 그러나 결과는 1승도 없이 7패. 지독하게 승운도 따라주지 않았다.

김영수에 비하면 한화 오른손 투수 이상목은 양반이다. 평균자책 7.96으로 김영수(5.87)보다 2점 이상 높은 그는 5패에 그쳤지만 3세이브에 1홀드의 전과를 올렸다. 하지만 1승이 없기는 마찬가지.

정규시즌이 절반이 다 돼가고 있지만 아직도 1이라는 숫자에 집착하는 ‘0의 사나이들’이 여기저기 눈에 띈다. 그러나 0의 사나이라고 해서 결코 성적이 나쁜 선수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삼성 이승엽이 대표적인 경우. 올해 그는 84년 이만수 이후 18년만의 타격 3관왕을 벼르고 있지만 도루와 희생플라이가 1개도 없어 옥에 티다. 대표적인 느림보 선수인 그는 도루의 경우 2번 시도해 모두 실패했다. 희생플라이는 이제 아예 징크스가 돼버렸다. 홈런을 너무 많이 쳐서 그런 걸까. 여느 강타자들과는 달리 해마다 희생플라이가 거의 없어 고민중이다. 이에 비해 기아의 슈퍼루키 김진우는 희생플라이를 1개도 맞지 않아 눈길을 끈다.

도루에 관한 한 현대 박진만은 더욱 창피스럽다. 두산 김동주와 팀선배인 심정수의 경우 아예 도루를 시도할 생각조차 없었던 경우지만 한해 평균 10개 가까이 도루를 하는 그로선 올해 3번의 시도를 모두 실패해 쥐구멍을 찾고 있다.

두산 장원진은 1m88, 97㎏의 체격에 어울리지 않게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중 유일하게 홈런이 없다. 올시즌 타율 0.266으로 예전에 비해 부진한 그이지만 팀후배인 정수근조차 홈런이 2개나 되는 것에 비하면 너무했다는 지적이다.

한편 현대 김수경은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중 유일하게 몸에 맞는 공을 1개도 던지지 않았고 외야수인 심정수와 LG 김재현은 무실책 행진중. 팀으론 삼성이 유일하게 무승부 경기가 없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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