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팀의 베스트건강법]순천향대 부천병원 천식 치료팀

  • 입력 2002년 6월 23일 18시 10분


“천식이 완치가 안된다니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호흡기 알레르기 내과 박춘식 교수는 “천식은 완치가 안되느냐”는 물음에 펄쩍 뛰며 손을 내저었다. ‘완치’라는 개념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한 번 천식을 앓은 사람이 재발하지 않고 평생 증상 없이 산다면 그게 ‘완치’라는게 박 교수의 설명이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천식치료팀은 ‘철저한 환자 교육’으로 유명하다. 천식 환자에게 질환에 대해 이해를 시키고 약 복용법 등을 알려주기 위해 정선희, 강태빈 교육간호사가 주 1회의 단체교육과 개인별 교육, 질문에 대한 응답까지 맡고 있다. ‘나를 알고 천식을 알면 백전백승’이기에 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이 이 팀의 신조다. 의사 얼굴 한 번 보고 약 타가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 이곳을 찾은 천식환자들이 만족하는 가장 큰 이유다.

천식은 숨길(기관지)에 염증이 생기는 병이다. 한국의 천식환자는 약 400만명. 천식에는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인 먼지나 집먼지진드기 꽃가루 등에 의한 알레르기 천식 △신체 내부의 원인에 의한 내인(內因) 천식 △페인트 합성고무 플라스틱 등을 만드는 작업장에서 잘 걸리는 직업 천식이 있다. 천식에 걸리면 찬 공기나 저기압 자극적인 냄새 담배연기 매연 스트레스 등에 의해 증상이 더 심해진다.

천식은 흔히 ‘선진국병’으로 불리는데 도시화가 많이 진행된 곳일수록 천식환자의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선진국은 위생상태가 좋지만 대기오염이나 음식물 항원, 집안의 먼지는 더 많아 천식이 잘 발생한다.

숨쉴 때 쌕쌕거리는 소리와 호흡 곤란, 기침이 천식의 3대 증상이다. 그러나 이 증상이 모두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박 교수는 △바람이 많이 부는 날 기침이나 쌕쌕거림이 나타나거나 △감기를 앓은 뒤 한 달이상 기침이 나거나 △감기약을 먹고나서 숨이 가빠지거나 △담배연기나 매연에 노출된 뒤 기침이 심한 것 중 한가지라도 해당되면 전문의를 찾아 폐기능검사나 피검사, 가래 속의 세포검사 등을 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치료법은 약물치료와 면역요법이 있다. 약물은 좁아진 숨길을 넓게 만들어 주는 숨길확장제와 염증을 치료하는 항염증제로 나뉘는데 숨길확장제는 증상을 즉시 완화시켜주므로 필요할 때 사용하고 치료를 위해서는 항염증제를 규칙적이고 장기적으로 투여해야 한다. 면역요법은 알레르기 원인물질이 밝혀진 경우에 그 물질에 대한 면역을 기르기 위해 면역주사를 맞는 것인데 3년이상의 장기간 치료가 필요하다.

병원에서 치료하는 것 뿐 아니라 생활 속에서 철저한 관리가 중요하다. 집안을 자주 청소하고 집먼지진드기 등이 다시 새어 나오지 않도록 특수 필터가 있는 진공청소기를 이용한다. 이불과 요, 침대 매트리스의 덮개는 주 1회 이상 뜨거운 물로 세탁한다. 집먼지진드기는 습도가 80% 이상이면 잘 번식하므로 실내습도를 너무 높이면 안된다.

발작이 오면 흔히 ‘칙칙이’라 부르는 베타2 항진제를 20분 간격으로 3번 흡입하고 증상이 완화될 때까지 1시간에 1번 흡입한다. 발작 사실은 담당 의사에게 꼭 알려야 한다.

천식으로 죽을 수도 있을까? 극소수지만 그럴 수 있다. 대부분 응급실 이송 도중에 숨지기 때문에 집에서의 응급치료가 중요하다. 특히 박 교수는 “약물치료를 하다가 갑자기 중단하면 심한 발작이 올 수 있으므로 절대로 중단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순천향대 부천병원은 4월에 보건복지부 지원으로 ‘폐 및 호흡기 질환 유전체 연구센터’를 열었다. 천식의 가족력이 있거나 알레르기 체질인 고위험군의 유전자 검사를 통해 조기발견의 길을 열 계획이다. 또 간단한 혈액검사만으로 특정 천식약을 썼을 때 부작용이 있을지 여부를 미리 알 수 있게 할 예정.

“앞으로는 천식도 ‘맞춤치료’를 하게 될 것 입니다” 박춘식교수의 말이다.

▼천식치료 전국의 명의▼

이름소속전화
김유영서울대02-760-2301
조상헌
홍천수연세대 세브란스02-361-6290
박춘식순천향대 부천 032-621-5051
박성학가톨릭대 강남성모02-590-1651
문희범울산대 서울아산02-3010-3271
최병휘중앙대 용산02-748-9646
최인선전남대062-220-6589
김능수경북대053-420-5541
최동철성균관대 삼성서울02-3410-2100
이용철전북대063-250-1625
김미경충북대043-269-6021
박해심아주대031-219-5902

▼천식치료 명의들▼

서울대 김유영 교수는 감귤 사과 배나무에 사는 진드기가 천식 등 알레르기 질환을 유발한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유전자 연구를 통해 천식이 부모와 자식간에 유전되는 양상을 밝히기도 했다. 김교수는 천식 진단기기의 국산화에 힘써왔으며 79년 국내 최초로 알레르기 클리닉을 개설해 천식과 알레르기 환자만을 위한 특수병동을 운영해 왔다. 같은 병원의 조상헌 교수는 천식을 비롯한 알레르기 질환의 차세대 리더. 특히 만성기침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가톨릭대 박성학 교수는 천식환자를 림프구에서 분비되는 면역물질인 ‘감마 인터페론’으로 치료하는데 국내 최초로 성공했다.

연세대 홍천수 교수는 천식과 만성기침 환자의 가래 속 세포를 검사하는 새로운 진단법인 ‘유도객담세포검사’를 도입해 천식과 만성기침 환자의 진단 기술을 발전시키는데 이바지했다. 성균관대 최동철 교수도 알레르기 센터를 운영하며 천식 치료에 앞장 서 온 명의. 전남대 최인선 교수는 환자교육을 위해 ‘천식의 정복’이라는 책을 집필했으며 흡입약물치료를 80년대 중반부터 해왔다.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