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반도체 주가 '독점조사' 영향 없을것"

  • 입력 2002년 6월 23일 17시 36분


반도체 시장에 갑작스러운 외국발 악재가 잇따르고 있다. 독일 인피니온의 한국산 D램 제소와 미국의 반독점 조사가 가뜩이나 위축된 증시를 냉각시키고 있다. 반독점 조사가 알려진 19일부터 삼성전자 주가는 연일 떨어졌다. 그러나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미국과 독일의 움직임이 기업에 바로 충격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제소와 조사, 설득력 없어〓독일 인피니온은 채권단의 하이닉스반도체 지원을 정부 보조금으로 규정했다. 한국 D램 업체에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며 유럽연합에 제소한 것. 미국 법무부도 삼성전자 등 세계 D램 업체가 가격 담합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하지만 제소와 조사에 대한 근거와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대우증권 정창원 연구원은 “올 들어 128메가 S램 현물가격이 5.5달러선에서 3달러 이하로 급락했다. 가격 담합을 했다면 값이 원가 밑으로 폭락할 수 없다. 미국의 반독점 조사는 해프닝으로 끝날 수 있다”고 말했다.

교보증권 김영준 연구원은 “독일 인피니온은 2001년 11월 정부 보조금을 1억9000만달러나 받았으며 미국 마이크론도 유무형의 정부 지원을 받고 있다”며 적반하장이라고 지적했다.

▽압력 수단일 뿐〓독일과 미국의 움직임은 일종의 시위라는 지적이 많다. 한국 정부나 채권단의 하이닉스 지원을 막으려고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얘기다. 하이닉스 죽이기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연구원은 “미국의 조사는 싼 값에 D램을 공급받으려는 PC제조 업체가 압력을 행사해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독점이나 덤핑 판정이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기업 실적과 D램 수요가 중요〓정 연구원은 “미국의 조사가 알려진 후 삼성전자 주가가 하락한 것은 당시 주가가 박스권 상단에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반독점 조사만을 이유로 주가가 급락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그는 “돌발 변수에 심리적으로 위축되기보다는 미국 기업의 실적과 D램 수요를 보아가며 투자하라”고 권했다.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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