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증시]美증시 9·11이후 최저치 기록

  • 입력 2002년 6월 15일 22시 33분


미국 증시가 잇따른 악재로 하락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14일 한때 ‘9·11테러’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는 전날에 비해 한때 무려 27.93포인트나 내린 981.63까지 떨어져 지난해 9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끝에 1,007.28로 장을 마쳤다.

다우존스지수도 전날보다 28.59포인트(0.30%) 밀린 9,474.21에 장을 마쳐 9,500 선이 무너졌다. 최근 2주 동안 S&P500지수는 6%, 다우지수는 5%, 나스닥지수는 7% 급락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날 파키스탄의 카라치 미국영사관 차량폭탄공격과 6월 미국 소비자신뢰지수 하락, 주요 통신주의 잇단 신용등급 하향조정 등이 주가 하락을 주도했다고 분석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미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근본적인 회의가 깊어지고 있는 데서 원인을 찾았다. 1·4분기 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5.6%를 기록, 예상보다 높은 성적을 거두었지만 ‘성장의 질’에 대해 고개를 갸웃하고 있다는 것.

미 재정적자 확대와 달러화 가치 하락도 향후 전망을 어둡게 한다. 미 재정적자는 GDP의 4% 수준으로, 연말에는 5%에 이를 전망이다. 달러화는 무려 17개월째 유로화 대비 약세를 기록했다.

재정적자가 확대되면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고 경제성장도 주춤할 수밖에 없다. 외국인 투자도 줄어든다. 외국인 직접투자는 99년 재정적자의 91%를 메워줬지만 지난해는 43%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모건 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스테판 로치는 향후 6개월 동안 달러가치가 20% 떨어질 경우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올해 2·4분기 미국 GDP 성장률이 1·4분기의 절반 수준인 2.9%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미 주식시장 불황이 세계 주식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14일 영국 FTSE 100지수는 전날보다 141.2포인트 급락, 지난해 9월 이후 최저치인 4,630.8을 기록했으며 프랑스 CAC 40지수와 독일 DAX지수도 각각 2.9%와 3.72% 떨어져 연중최저치을 기록했다.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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