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홈런왕은 나야!”…송지만 18-마해영 이승엽 17

  • 입력 2002년 5월 31일 18시 40분


프로야구의 꽃인 홈런왕 레이스가 불을 뿜고 있다.

해마다 2파전이었지만 올해는 삼성 마해영(32)이 벼락같이 치고 올라오면서 한화 송지만(29), 팀후배 이승엽(26)과의 3파전으로 급변했다. 개막후 두달이 지난 31일 현재 송지만(18개)이 선두지만 마해영 이승엽(이상 17개)과는 불과 1개차.

과연 누가 최후에 웃을까. 홈런왕 후보 3인방의 장단점을 분석해 본다.

▽파워〓홈런은 임팩트도 중요하지만 뭐니뭐니해도 파워가 뒷받침돼야 한다. 일반적인 예상과는 달리 송지만이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다. 송지만은 3명중 체격(1m78, 84㎏)이 가장 작지만 처녀 허리를 연상케 하는 굵은 허벅지와 강한 손목에서 나오는 괴력이 돋보인다. 파워 배팅의 바로미터인 홈런 평균 비거리에서도 118.6m를 기록, 마해영과 이승엽(이상 116.5m)을 2.1m나 추월했다.

그러나 ‘장타상’은 마해영의 차지다. 4월17일 잠실 두산전에서 135m짜리 초대형 홈런을 날린 것을 비롯, 125m짜리 이상 홈런만 5개가 됐다.

▽몰아치기〓마해영이 단연 돋보인다. 4월 6홈런에 그쳤지만 19일 대전 한화전 연속경기부터 22일 광주 기아전까지의 4경기에서 6홈런을 쓸어담았다. 연타석 홈런도 3개나 된다. 송지만도 3경기 연속 홈런을 포함해 3번이나 연타석 홈런을 날렸다. 반면 이승엽은 올해 연타석은 없고 1경기 2홈런은 1번밖에 치지 못했다.

▽관록〓이승엽은 가장 나이가 어리지만 97, 99, 2001년 홀수해 홈런왕을 차지한 관록에서 타후보를 압도한다. 해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에 본격 홈런포를 가동했고 지난해까지 5년 연속 30홈런을 친 꾸준함은 그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이승엽만의 장점이다. 반면 마해영과 송지만은 각각 홈런 4위(2001년)와 5위(2000년)에 오른 게 최고 기록. 송지만이 5월들어 밤잠을 설칠 정도로 홈런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것은 경험부족에서 비롯된 것이다.

▽부챗살 홈런〓현대 야구는 80년대처럼 힘으로 끌어당겨서만은 홈런왕이 될 수 없다. 홈런타자에게 정직하게 몸쪽 공을 넣어줄 투수는 없다. 밀어서 펜스를 넘길 수 있어야 한다. 이승엽은 17홈런의 절반이 넘는 9개를 왼쪽으로 넘겼다. 반면 끌어당긴 홈런은 5개에 불과했다. 반면 송지만과 마해영은 밀어친 홈런이 5개에 그쳤다.▽기타〓포스트시즌 진출이 유력한 삼성의 마해영과 이승엽이 4위 한화의 송지만에 비해 유리한 게 사실. 이승엽은 1회 홈런만 5개, 만루홈런 2개를 비롯해 홈런으로만 31타점을 올려 가장 ‘영양가’가 있었다. 마해영은 기아 김진우, 현대 토레스 조용준, 두산 박명환 이혜천 등 에이스급 투수를 상대로 홈런을 대량 생산했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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