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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5월 29일 18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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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양식있는 보통 사람들이라면 이 말을 듣고 대부분 눈살을 찌푸릴 것이다. 더욱이 대통령후보의 말이라는 데 이르러서는 걱정스럽기조차 할 것이다. 노 후보는 자신의 ‘정제되지 못한 말의 불안정성’에 대해 숙고해야 옳다. 말의 불안정성은 인식의 불안정성으로 비칠 수 있다. 비록 반어법(反語法)이라 할지라도 국정 책임을 맡겠다는 인물이 ‘나머지는 대강’이라고 할 때 국민 입장에서는 불안하게 느껴지지 않겠는가.
노 후보는 같은 날 한 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검찰 내에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체제를 지원하는 세력이 있다”고 지적했다. “내가 타이거풀스 인터내셔널로부터 후원금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을 슬금슬금 흘리는 데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미 검찰에 대해 몇 차례 ‘경고’했던 노 후보가 구체적으로 ‘이회창 검찰’을 ‘적시’한 것인데 이 또한 매우 부적절한 말이다.
설령 검찰 수사에 불만이 있더라도 이렇게 말해서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이란 우선적 가치를 공당의 대통령후보가 자의적으로 훼손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무엇보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저해하는 첫째 요인이 여전히 권력 측에 있다고 보는 다수 국민이 노 후보의 ‘역(逆)정치검찰론’을 납득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노 후보는 길게 보아 무엇이 나라의 바른 틀을 만들어 가는 데 소중한지 신중하게 생각하고 말해야 한다. 말은 인식의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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