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철통경비' 중국, 일정은 만만디

  • 입력 2002년 5월 27일 18시 43분


월드컵 본선에 첫 진출한 중국 대표팀 선수들이 제주 서귀포 중문구장에서 슈팅 연습을 하고 있다.
월드컵 본선에 첫 진출한 중국 대표팀 선수들이 제주 서귀포 중문구장에서 슈팅 연습을 하고 있다.
경비는 ‘철통’, 일정은 ‘만만디(漫漫的)’.

사상 첫 월드컵 출전을 위해 제주 서귀포에 머물고 있는 중국 대표팀 주변의 모습이다.

경비를 맡고 있는 서귀포경찰서와 이들의 숙식을 책임지는 중문 관광단지 내 하얏트 호텔은 모두 별 탈 없이 진객(珍客)을 맞는다는 입장은 똑같지만 근무행태는 천양지차.

경찰은 한 마디로 ‘죽을 맛’이다. 호텔과 연습장(중문구장)을 찾는 취재기자와 관광객, 극성 축구팬 ‘추미’들을 일일이 통제하느라 24시간 경호체제를 가동해야 하기 때문. 연습장은 취재카드가 있는 기자만 출입시키고, 호텔은 일반 관광객들만 드나들 수 있어 이들을 골라내기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그나마 확실한 일정이라도 일러주면 다행이지만 중국팀은 특유의 만만디로 일관, 더욱 신경을 곤두세워야 한다.

중국팀은 서귀포 도착 첫 날인 26일에는 오후 5시부터 훈련을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5시반경 돌연 경찰측에 훈련취소를 통보했다가 5분 뒤 아무런 사전 협의없이 “연습장에 가겠다”고 변덕을 부리기도 했다.

감독 선수의 언론 인터뷰 일정도 미리 정하지 않고 훈련장에서 즉석으로 이뤄져 기자들도 한 눈을 팔 수 없다.

반면 하얏트호텔은 고마울 따름이다.

25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 무려 33개의 방을 쓰는 ‘큰 손’인 데다 이렇다 할 요구사항도 없기 때문. 중국팀은 한 개 층을 통째로 빌려 단장과 감독은 하루 70만원짜리 스위트룸, 선수와 스태프는 34만원짜리 일반 객실을 사용하고 있다. 텔측은 자발적으로 이들에게 전용 식당과 헬스클럽, 회의실을 제공했고, 28일부터는 중국 상하이와 톈진 하얏트호텔 체인에서 본토 요리사 2명을 초빙해 입맛에 맞는 식사를 차려줄 계획이다.

서귀포=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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