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2년 5월 14일 23시 59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삼성 임창용(26)과 SK 이승호(21). 둘은 각각 국내 프로야구 ‘잠수함’과 ‘왼손’ 투수 가운데 최고로 꼽히는 선수들. 지난해 14승으로 다승부문 공동 3위에 올랐다.
하지만 올 시즌엔 등판하기만 하면 동료들이 뒷받침을 해주질 못해 승리와 인연이 없다. 임창용은 리드하던 상태에서 물러나면 구원투수들이 점수를 까먹고 이승호는 마운드에 있을 때 타선의 득점지원력이 1점대.
14일 경기에서도 이들의 불운은 이어졌다. 먼저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롯데전.
삼성 임창용은 8회까지 삼진 6개를 잡아내며 3안타 무실점으로 완벽한 투구를 했다. 그의 바통을 이어받은 투수는 노장진. 삼성 김응룡 감독은 1-0의 리드를 잡은 상황에서 최근 ‘믿는 도끼’로 자리잡은 노장진을 9회 마무리로 내보냈다. 하지만 이 ‘믿는 도끼’가 발등을 찍을 줄이야.
노장진은 1사 후 박현승에게 좌월 동점포를 맞은 뒤 이대호에게 2점짜리 결승홈런을 내줬다.
8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은 임창용의 승리가 한순간에 날아가고 롯데가 3-1로 극적인 9회 역전승을 따낸 순간.
두산-SK전이 열린 잠실구장에서도 상황은 같았다. 7회까지 SK의 1-0 리드. SK 선발 이승호는 선발 7이닝 동안 2안타 무실점으로 두산 타선을 틀어막은 뒤 바통을 구원투수진에 넘겼다.
하지만 조웅천-조규제-오승준-러핀으로 이어진 SK 마운드는 8회에만 두산에 6안타로 7점을 내줘 호투한 이승호를 울렸다. 두산 김동주는 8회 만루홈런으로 개인통산 100홈런을 자축했다.
임창용은 올 시즌 8경기에서 2승(1패), 이승호는 8경기에서 단 1승도 없이 5연패. 팀동료들이 이들만 보면 고개를 들지 못하는 것도 다 이유가 있다.
광주에선 기아가 극적인 9회말 뒤집기에 성공하며 단독선두로 올라섰다.
기아는 3-4로 뒤진 9회말 무사 2, 3루에서 한화 임수민의 실책으로 동점을 만든 뒤 1사 만루에서 김종국의 끝내기 적시타로 5-4 역전승을 거뒀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