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코스닥 ‘폭탄’ 조심…투기세력개입 부실주 돌리기

  • 입력 2002년 5월 14일 17시 56분


코스닥 시장에 ‘부실주 테마’가 또 다시 시장을 흔들고 있다. 지난주 이후 코스닥시장에서 연일 상승세를 나타내며 지수 하락을 막는 종목들 중 상당수가 관리종목이나 불성실기업이다.

이 때문에 코스닥시장에서는 투기 세력이 주도하는 ‘부실주 투기장세’가 형성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시장을 흔든다〓지난주 이후 코스닥시장에서 상승세가 두드러진 종목은 M플러스텍 테크원 로토토 서한 엠바이엔 장미디어 등. 대부분 관리종목이거나 경영진이 비리에 연루된 기업이다.

그러나 주가가 오르는 모습은 화려하다. 2년 이상 자본잠식률 50% 이상으로 지난달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M플러스텍은 최근 6일 연속 상한가. 역시 관리종목이며 자본잠식률이 93.34%에 이르는 테크원은 5일 중 4일이 상한가다.

대주주인 타이거풀스의 비리 연루 의혹으로 지난달 연일 급락하던 로토토도 최근 10거래일 중 7일 동안 주가가 올랐다(상한가 4일).

경영진의 비리 연루 의혹이 있는 장미디어도 최근 9일 중 8일 동안 주가가 올랐고 관리종목인 서한(최근 5일 중 4일 상한가)과 엠바이엔(최근 4일 연속 상승)도 기세를 올리고 있다.

▽폭탄 돌리기〓증권 전문가들은 “이런 부실주 테마는 논리적으로 설명이 안 된다”고 고개를 젖는다. 주가가 올라야 할 이유는 전혀 없으나 순전히 투기세력이 달라붙어 주가가 급등했다는 것.

해당기업조차 “주가가 급등할 이유가 없다”고 해명해도 일단 가속도가 붙은 주가 상승세는 멈추지 않는다. 최근 증시가 전체적으로 조정을 맞으면서 투기세력이 주도하는 부실주 테마가 오히려 확산되는 모습이다.

문제는 이런 종목의 경우 투기세력들이 손을 털기 시작하면 주가가 급락한다는 점. 일단 주가가 하락하면 사자는 세력이 아예 없어 팔고싶어도 팔지 못하는 상황이 종종 생긴다. 곧 누군가 큰 손해를 입을 것이 뻔히 예상되는 이른바 ‘폭탄 돌리기’가 진행 중인 셈. 테크원의 경우 14일 오전까지 상한가였다가 종가는 하한가로 급락하며 이미 폭탄이 터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장영수 동부증권 기업분석팀장은 “아무리 연속 상한가를 나타내더라도 부실 종목은 아예 투자 대상에서 제외하는 게 상책”이라고 조언했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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