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일기자의 논스톱슛]불퇴전의 정신력 무장

  • 입력 2002년 5월 13일 18시 18분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히틀러가 가장 두려워했던 군대는 미군이 아니었다. 바로 스코틀랜드 군대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전통 의상인 치마(킬트)를 입고 은은하게 울리는 백파이프 음향을 배경으로 결코 물러서는 법이 없던 스코틀랜드 군대는 독일군에게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이런 스코틀랜드인의 불퇴전의 정신은 축구에도 고스란히 전수됐다. 스코틀랜드는 영연방의 잉글랜드 웨일즈 북아일랜드 등 4개팀중 ‘차고 달린다(킥 앤드 러시)’는 영국축구의 전통을 가장 잘 간직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부분에서 왜 영국은 4개팀이나 월드컵 예선전에 출전할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2002한일월드컵의 경우 유럽지역에서는 예선전에 총 51개국이 출전해 14장의 본선 진출권을 놓고 평균 3.64대1의 치열한 경쟁을 치러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영국은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즈 북아일랜드 등 4개팀이나 예선에 참가할 수 있으니 그만큼 진출권을 따낼 가능성도 많다. 영국에 이런 ‘특혜’를 준 것은 영국이 축구종주국이기 때문이다. 축구에 관한한 영국의 자부는 자타가 공인할 만큼 대단한 것이었다. 따라서 영국은 초창기 국제축구연맹(FIFA)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았고 월드컵을 매우 수준 낮은 대회로 평가해 1950년 브라질대회때까지 월드컵에 참가조차 하지 않았다.

그러나 1946년 FIFA에 복귀한 영국은 혼자 고고하게 버틸 수는 없었던지 월드컵 참가를 결정했고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즈 북아일랜드의 4개팀이 국내리그를 벌여 상위 2개팀이본선에 진출할 수 있다는 후한 조건으로 1950년 브라질월드컵에 첫 출전했다.

이런 혜택은 1958년 스웨덴월드컵 지역예선때부터 없어져 영국계의 4개팀은 각자 유럽 지역예선을 거치도록 됐지만 모두 예선에서 승승장구, 58년 대회에는 4개팀이 모두 출전을 하기도 했다.

비록 2002월드컵 본선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불퇴전의 정신력으로 무장한 스코틀랜드가 16일 부산에서 한국과 평가전을 갖는다. 한국의 2002월드컵 상대인 폴란드와 미국 못지않은 견고한 전력을 가진 ‘전사들의 팀’ 스코틀랜드와의 경기에서 한국의 16강 가능성을 점쳐볼만하다.

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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