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한달 앞으로…李-盧후보 3金연대 신경전

  • 입력 2002년 5월 12일 18시 17분


12월 대통령선거의 전초전이 될 ‘6·13’ 지방선거를 한 달 앞두고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와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 진영이 지방선거 협조를 포함해 ‘3김(金)’과 어떤 관계를 설정하느냐는 문제를 놓고 고심중이다.

그러나 3김과의 연대가 ‘3김 정치 청산’이란 명분에 배치되는 데다 한 세력과의 연대가 다른 세력과의 갈등을 빚어내는 등 복잡한 정치역학구조 때문에 두 후보 진영 모두 3김전략을 숙고하고 있다.

▽이회창 후보와 한나라당〓한나라당은 지방선거에서 영남지역을 석권하기 위해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의 암묵적 협조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조만간 이회창 후보가 YS의 상도동 자택을 예방하는 등 YS측과의 관계 개선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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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당 대표로 선출될 것이 유력시되는 서청원(徐淸源) 최고위원은 11일 YS의 자택에서 만찬 회동을 가졌다.

그러나 이회창 후보 측은 YS와 지방선거 공천문제를 협의하는 등 정치적인 연대를 갖는 것이 득표전략에 반드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 아래 정치 원로로서 깍듯이 예우하되 정치적으로는 독자적인 입장을 보인다는 방침이다.

이 후보는 자민련과 김종필(金鍾泌) 총재에 대해서도 국회에서 정책 공조를 추진하지만 충남지역 선거에서는 대립각을 세운다는 이중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에 대해서도 중립 내각을 구성하고 박지원(朴智元) 대통령비서실장과 신건(辛建) 국정원장을 사퇴시키는 등 가시적 조치를 취할 경우 공세를 자제할 방침이다.

▽노무현 후보와 민주당〓‘DJ와의 차별화는 없다’고 공언해 온 노무현 후보도 DJ 아들들의 비리연루의혹으로 지지율 하락 내지 정체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제한적이지만 DJ의 실정에 대해서는 적극적 비판과 대안 제시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 후보 측의 한 핵심참모는 “현 정부가 국민으로부터 외면당한 결정적 이유는 인사정책 때문”이라며 “이에 대한 제도적 개선 방안 등에 대한 대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후보는 또한 부산시장 후보 추천을 둘러싼 당 안팎의 반발과 비판에도 불구하고 YS와의 연대는 계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민주당은 지방선거에서 자민련이 수도권에서 민주당 후보를 지원하는 대신 민주당이 충청권에 후보를 내지 않는 방식으로 자민련과 연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노 후보가 ‘정책중심의 정계개편’을 주장해 온 만큼 자칫 무원칙한 야합이란 비판을 받을 가능성도 있어 적극 나서지는 못하고 있다.

송인수기자 issong@donga.com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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