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경영]'성공하는 남자 성공 못 하는 남자'

  • 입력 2002년 5월 3일 18시 21분


◇ 성공하는 남자 성공 못 하는 남자/마스이 사쿠라 지음 민경현 옮김/180쪽 8000원 럭스미디어

저는 일본 번화가 긴자에서 회원제 클럽을 운영하는 마담이랍니다. 일명 물장사를 하는 사람이죠. 아버지가 시의원을 지낸 정치인이다보니 어렸을 때부터 어른들 세계를 많이 접했습니다.

얼마 전 몹시 취한 손님이 한분 계셨어요. 50대 사장님이셨는데 혼자 위스키를 주문해 마시더니 얼 빠진 사람처럼 앉아 있더군요. 눈물까지 흘리면서 말이지요. 얼마 후 1만엔짜리 지폐를 카운터에 올려 놓고는 피곤한 걸음으로 사라졌습니다. 며칠 후 그 손님 회사가 도산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 남자는 가족 앞에서는 차마 흘릴 수 없었던 눈물을 이 곳에 와서 흘리고 간 것이지요.

저는 지난 20여년 동안 수많은 남자들을 만났습니다. 그들이 겪는 신뢰와 배신, 기쁨과 쓸쓸함, 성공과 좌절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성공한 남자들에게서 몇가지 공통점을 발견했습니다.

성공하는 남자는 우선, 눈빛부터 다릅니다. 그들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넘칩니다. 자신감이 없으면 외모가 아무리 잘 생겨도 잠시 뿐입니다. 무서움을 모르는 순수한 어린 아이의 마음, 정면으로 사람을 바라볼 수 있는 천진한 눈동자를 가진 남자가 녹슬지 않는 남자의 조건입니다.

성공하는 남자들은 ‘아르마니’나 ‘베르사체’같은 고급 양복을 입는 것이 아니라 상대와 상황에 맞춰 옷을 입을 줄 아는 센스를 지닌 사람들입니다.

남자가 술을 마시고 들뜬 행동을 하는 것을 보면 귀여운 어린 아이를 보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너무 많이 마셔 토한다든지, 잠들어 버리는 일은 인생에서 세 번 정도로 족하지 않을까요. 문 닫을 시간이 지났는데도 잠이 들어 일어나려 하지 않는 손님에게는 어쩔 수 없이 허리띠에 업소 열쇠를 달아 놓고는 집으로 돌아온 적도 있습니다. 아무리 편한 단골 업소라도 일단 추태를 보였다면 다음날 저녁에라도 100엔짜리 아이스크림이든 애들 먹는 싸구려 과자든 하나 사들고 사과차 방문하는 게 좋습니다.

성공하는 남자들은 긴자에서 술을 마시면서도 가정에 신경을 씁니다. 아내나 아이들을 소중하게 여길 줄 아는 사람이 마찬가지로 업소의 여성도 소중하게 여깁니다.

남자가 인생을 살다보면 다소의 풍파는 있게 마련입니다. 이혼해서 아내에게 위자료를 줘야 한다거나 더러는 정부와의 사이에 아이가 생겨 양육비를 줘야 하는 일도 생기지요. 손에 넣은 사랑이건 아니었건 한때는 운명적이었을 겁니다. 한번 쯤 자신이 반했던 여성이라면 그 여성을 일생 동안 보살펴 줄 각오는 하기 바랍니다.

부자와 성공하는 사람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큰 병마에 시달렸다거나 근무하던 회사가 도산했다거나 큰 실수를 했다거나 경영하던 회사가 망한 적이 있는 등의 아픈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시련들은 사람을 강하게 만듭니다. 진정한 부자일수록 겸손하며 검소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성공하는 남자들 중에는 남자들도 반할만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몸을 불사를 정도로 열심히 일하게 만들고 그를 위해서라면 어떤 희생도 기꺼이 감수하겠다는 그런 생각을 품게 만들지요. 부하의 아픔을 나의 아픔으로 받아들일 줄 아는 사람, 부하의 상처를 쓰다듬을 줄 아는 그런 사람 말입니다.

술자리에서까지 부하를 야단치는 사람이 있는데 남을 배려할 줄 모르는 사람입니다. 술을 마실 때 상사는 부하직원을 일에서 해방시켜줄 줄 아는 마음 씀씀이가 필요합니다.

자, 그러면 이번엔 여성분들! 좋은 남자를 어떻게 골라야 하느냐고요?

중요한 것은 조급해 하지 말라는 겁니다. 이상형을 만났다고 해도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면 출발선으로 되돌아올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합니다. 육체적인 접촉만으로 상대를 다 알고 있다고 착각하지 마세요. 자신이 진정 상대방 남성을 좋아하는지 아니면 단지 혼자 있는 외로움이 두려워서인지 한번쯤 생각해 봐야 합니다. 외로움과 사랑을 혼동하면 안됩니다.

쉽게 만질 수도 그렇다고 부술 수도 없는 늠름하고 꿋꿋한 여성에게는 ‘도대체 이 여자는 어떤 사람이야?’ 라고 궁금해하며 그녀 주위로 남성들이 모여드는 법입니다.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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