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꽁지머리' 바조, 기적의 재기골

  • 입력 2002년 4월 22일 18시 51분


바지오가 두번째 골을 성공시킨 뒤 홈팬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왼쪽은 첫번째 골을 넣은 루카 토니.
바지오가 두번째 골을 성공시킨 뒤 홈팬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왼쪽은 첫번째 골을 넣은 루카 토니.
‘꽁지머리 스타’ 로베르토 바조(35)가 극적인 재기전을 펼쳤다.

브레시아의 바조는 22일(이하 한국시간) 피오렌티나와의 이탈리아 세리에 A 23라운드 홈경기에 교체 출전해 두 골을 몰아넣으며 팀의 3대0승리를 이끌었다.

후반 15분 교체투입된 바조는 4분 만에 2대0으로 달아나는 왼발 슛을 터뜨린데 이어 경기종료 2분전에도 승부에 쐐기를 박는 자신의 두번째 골을 성공시켰다.바조는 경기후 RAI TV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어떤 방법으로 이렇게 빨리 회복할 수 있었는지 설명할 순 없다. 중요한 것은 내가 부상에서 회복됐다는 것이다. ”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바조는 이날 경기에 나섰다는 사실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지난 2월1일 파르마와의 이탈리안 컵 경기도중 왼쪽 무릎을 다친 바조는 의사로부터 전치 4개월의 판정을 받아 이번시즌 복귀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였다.

그런 바조를 다시 그라운드에 서게 만든 묘약은 무엇일까. 그것은 다름아닌 월드컵 4회연속 출장에 대한 바조의 열망.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부터 3회연속 월드컵 무대를 밟은 바조는 기회있을 때마다 “2002 한일 월드컵 무대에 꼭 서고 싶다”는 의사를 강하게 표시해 왔다. 그는 전성기였던 지난 94년 미국 월드컵에선 세계 최고수준의 빼어난 축구실력을 뽐내며 조국 이탈리아를 준우승으로 견인한 바 있다.

하지만 35세 노장의 간절한 월드컵 출전 꿈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기적적으로 재기에 성공했지만 이탈리아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지오반니 트라파토니감독이 그를 대표팀에 발탁하지 않겠다는 기본 입장을 밝혔기 때문.

트라파토니 감독은 최근 “부상등의 변수로 상황이 바뀔 가능성은 있지만 월드컵에 데려 갈 7명의 공격수 중에 ‘35살의 노장’ 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모든 상황이 바조에게 절망적인 것만은 아니다.

바로 이탈리아의 언론들이 바조에게 기회를 줘야한다며 트라파토니 감독을 설득하고 나선 것.

바조는 “아직 시간이 남아있다. 남은 기간동안 네 모든것을 쏟아 붇고 트라파토니 감독의 선택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94년 미국 월드컵 결승에서 페널티킥 실축으로 화려하기만 했던 축구인생에 커다란 오점을 남긴 바지오. 은퇴를 앞둔 바지오가 생애 마지막 월드컵에서 명예를 회복 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될지 기대된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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