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오피스텔 '부실 분양' 주의보

  • 입력 2002년 4월 7일 17시 33분


무리한 분양 일정으로 공정이 지연되거나 계약자와 땅 주인 사이에 마찰을 빚는 오피스텔이 속출하고 있다.

작년 9월 서울 서대문구에 오피스텔을 분양한 A사는 아직까지 착공을 못하고 있다.

소형 건물과 단독주택을 허문 자리에 들어설 예정이었지만 일부 땅 주인과 측량 문제로 소송이 걸려 있기 때문. A사 관계자는 “땅 주인과 땅값 협상이 안 돼 착공이 늦어지고 있다”고 털어놨다.

비슷한 시기에 인근에서 분양된 오피스텔도 토지 매입이 제대로 되지 않은 데다 신규 도로 개설 문제가 걸려 공정이 지연되고 있다.

시공을 맡은 B사 관계자는 “토지대금을 완납하지 않은 상태에서 분양을 한 탓에 청약만 받고 정식 계약을 하지 못했다”며 “민원 처리가 늦어져 분양을 다시 했다”고 밝혔다.

이 오피스텔은 사업 과정에서 주변 빌딩과 주택 거주자들을 위한 도로까지 따로 개설해야 하는 문제가 불거져 난항을 겪었다.

경기 고양시 일산신도시에 건립 중인 오피스텔은 시공 과정에서 바닥에 물이 스며드는 연약 지반으로 밝혀져 황급히 특별대책팀을 만드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이처럼 오피스텔 사업이 말썽을 빚는 이유는 ‘경기가 좋을 때 분양부터 하고 보자’는 사업방식 때문. 땅도 사지 않은 상태에서 분양을 하거나 건축허가도 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청약을 받은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 시행사들이 사업여건이 완숙되지 않은 상태에서 청약을 받아 나중에 문제가 생길 소지가 높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일부 오피스텔은 분양을 마치고 나서야 제반 문제를 해결하느라 완공이 늦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건설사마다 공정을 앞당기고 있어 자칫 부실시공으로 이어질 소지도 있다.

작년에 서울과 경기에서 분양된 오피스텔은 4만여실에 달한다.고기정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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