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류시철/‘벚꽃축제’를 ‘무궁화축제’로 바꾸자

  • 입력 2002년 3월 28일 17시 31분


국화(國花)는 나라를 상징하기 때문에 곧 그 나라의 얼굴이요 얼이다. 그러므로 국화를 봐도 그 나라의 국민성이나 역사를 읽을 수 있다.

우리나라 온 누리는 7월부터 10월까지 무려 석 달 열흘 동안 무궁화 향내로 가득했다는 옛 기록을 보더라도 무궁화와 함께 살아온 한민족의 소박하면서도 은근한 끈기를 알 수 있다.

그러나 일본군 위안부 기술 누락 등 교과서 왜곡사태를 벌써 망각한 듯, 봄이 오자 일본의 국화인 벚꽃 잔치가 우리나라 방방곡곡에서 성대하게 벌어지고 있어 유감이다. 이에 반해 고금을 통해 우리와 생사고락을 함께해온 무궁화는 해가 갈수록 푸대접받고 잊혀져 안타깝다.

요즘은 사치성 향락풍조와 외래상품의 선호 때문에 윤리적 타락과 양심 마비로 민족 주체성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외국에 종속돼 가는 현실을 슬기롭게 타파하는 의식구조가 절실히 요구되는 때다.

더욱이 올해는 한일 월드컵이 치러지는 해여서 전국 지방자치단체마다 꽃 축제들이 성대하게 계획되고 있다. 우리 국민의 의식을 파고드는 외국 편향주의를 배격하려면 우선 우리 민족의 넋을 일깨우는 나라꽃의 소중함을 알아야 한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세워지는 월드컵공원을 비롯해 국토의 공원들을 무궁화로 꾸며 장차 벚꽃축제를 무궁화축제로 바꿔 나갔으면 한다.

류시철 대구 달서구 송현동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