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마라톤]지하철로 마라톤 따라잡기

  • 입력 2002년 3월 15일 18시 16분


“지하철로 따라가 응원하세요.”

세계의 유명 마라톤 코스는 대부분 42.195㎞ 전구간에 걸쳐 교통이 완전 통제된다. 대신 코스는 대부분 지하철이 있는 곳을 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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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은 지하철을 타고 옮겨 다니며 마라톤에 출전한 가족이나 친지를 열렬하게 응원한다. 런던 파리 뉴욕마라톤 등에서 이렇게 응원하는 시민은 엄청난 수에 이른다. 한마디로 마라톤대회가 있는 날은 ‘시민 축제의 날’이다.

광화문 남대문 서울역 종로 동대문 등 서울 도심을 지나는 2002동아서울국제마라톤 코스도 곳곳에 지하철역을 통과한다.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이 있는 세종문화회관 앞의 출발선에서 17일 오전 10시 스타트라인을 출발하는 가족(4시간대 기록 기준)에게 “파이팅”을 외친 뒤 45분후 지하철 4호선 회현역에 가서 달려오는 가족에게 다시 “힘내세요”라고 할 수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만약 4시간대를 뛰었던 참가 가족이 3시간 30분대를 목표로 달린다면 각 지하철역을 따라가며 작전지시를 할 수도 있다. 가령 “상체를 좀더 숙이고 뛰세요”한다던가 혹은 “좀더 속도를 내세요”한다던가.

물론 힘들땐 식수를 제공할 수도 있고 사탕이나 초코파이를 건넬수도 있다. 보통 엘리트선수인 경우 타인의 도움은 실격사유가 되지만 즐기며 달리는 마스터스에겐 큰 문제가 아니다.

아직 풀코스를 뛸 수 없어 동아마라톤에 참가하지 못한 동호회원들은 ‘지하철 따라잡기’로 선배회원들을 응원할 수 있다.

그런데 극히 일부 마스터스 참가자중에는 지하철을 악용하는 사례도 있다. 마라톤코스로 달리지 않고 지하철을 이용해 결승선 부근에 미리 가 있다가 나중에 슬며시 주로에 합류하는 게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행위는 한마디로 자신을 속이고 마라톤정신을 모독하는 행위. 마라톤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달리는 게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해 달리는 것이다.

김화성기자 mar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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