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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3월 14일 17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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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역사상 최초로 주식투자를 위해 결성된 동아리 서울대 투자연구회. 21명의 학생으로 구성된 이 동아리는 ‘가치주를 발굴해 장기 투자한다’는 원칙 아래 펀드를 만들고 실전 주식투자를 통해 경제를 배우는 모임이다.
대학생 투자 동아리라고 해서 햇병아리 아마추어 수준으로 생각하면 오산. 포부에 걸맞은 실력을 갖추고 있다. 동아리 홈페이지(www.snumidas.com)와 ‘서울대 투자저널’ 등에 싣는 기업분석 보고서는 증권전문가들조차 놀랄 정도로 수준이 높다. 서울대 투자저널은 이들이 이달 초 창간한 대학생 대상의 월간경제신문. 무료 배포했는데 1만부를 찍자마자 동이 났다. 이들은 이 신문을 장차 법인으로 발족시킬 예정.
지난해 6월부터 동아리 회원들이 5000만원을 모아 운용하기 시작한 VIP펀드의 수익률은 60%를 넘어섰다. 종합주가지수 상승률 27%의 배가 넘는다.
펀드매니저 김민국씨(25·경제학부)는 “이 펀드는 고수익을 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한국증시에서도 가치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을 입증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설명한다.
데이트레이딩이 아닌 가치주 장기투자로도 큰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소신을 널리 알리기 위해 우량기업 발굴 방법의 노하우를 담은 ‘한국형 가치투자 전략’이라는 책도 최근 발간했다.
가치주의 장기투자를 지향하기 때문에 막상 주식을 매매하는 데에는 시간이 거의 들지 않는다. 좋은 종목을 찾기 위해 기업탐방과 자료연구, 그리고 토론하는 데 시간을 쏟을 뿐이다.
동아리 회장 박민우씨(24·건축학과)는 “주식투자는 일확천금을 꿈꾸는 복권이 아니라 기업에 투자하고 그 기업의 성장의 열매를 거두는 과정”이라며 “이런 올바른 투자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계속 노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