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팀의 베스트건강법]서울중앙병원 척추질환팀

  • 입력 2002년 3월 10일 17시 35분


서울중앙병원 척추질환 치료팀장인 정형외과 이춘성 교수(47)는 ‘핏대’로 통한다. 그는 TV에서 누군가 검증되지 않은 척추 치료법에 대해 홍보하면 밤새워 자료를 뒤져서 반박문을 작성, 발표한다.

2000년 어깨동갑 형인 서울대병원 이춘기 교수와 함께 5년 간의 작업 끝에 ‘상식을 뛰어넘는 허리병, 허리디스크 이야기’를 펴내면서 ‘아프리카에는 디스크 환자가 없다’는 부제를 달고 의사들의 과잉 진료가 되레 요통 환자를 양산하고 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즉 디스크 환자 중 수술이 필요한 사람은 0.5%에 불과한데 많은 의사들이 그냥 둬도 되는 환자에게 수술을 권하고 있다는 것. 이 때문에 환자는 두 병원 이상에서 진료받은 뒤 수술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물론 일부 의사들의 원성(怨聲)을 샀다.

이런 ‘혈죽(血竹) 선생’이 중심인 척추질환 치료팀은 과학적으로 검증받은 치료법에 충실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옛 이론을 무조건 답습하는 것은 아니다.

팀은 최근 뼈엉성증(골다공증)으로 내려앉은 척추 뼈 사이에 풍선을 넣어 넓힌 다음 뼈 성분을 주입해 통증을 누그러뜨리는 치료법을 국내 처음으로 도입했다. 미국에서 개발된 ‘풍선 성형 수술법’이 타당하다고 판단되자 곧바로 도입한 것.

팀은 또 한국과 일본 여성에게 많은 ‘꼬부랑 허리’의 진단 치료법 수술법 등의 연구를 시작하고 집대성했으며 팀의 논문은 미국 학회지 ‘척추’에 초청 논문으로 게재되기도 했다.

주위에서는 팀원 간의 믿음이 이 팀을 강팀으로 만들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 교수는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수술하지 않고 방사선과 신명진(47) 김성문 교수(40)나 재활의학과 최경효 교수(39)에게 통증 관리나 물리 치료를 의뢰한다.

이 교수는 “특히 서울대의대 동기인 신 교수는 자기공명영상촬영 판독의 고수로 신경주사를 정확한 곳에 놓기 때문에 환자가 불만족한 경우가 한 번도 없었다”고 자랑했다.

이 팀은 간호사까지도 ‘초고수’다. 봉명례 간호사(30)는 이 교수가 수술 중 말이 헛나오거나 말문이 막힌 상태여도 이 교수의 본 마음을 알고 필요한 수술 장비를 정확히 건네준다.

이 교수는 “허리 디스크 등 척추 질환은 허리 근육의 문제 때문에 생긴 경우가 많다”면서 허리 근육 운동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요통이 있을 경우 운동 만으로 호전되는 경우도 적지 않고 수술 뒤 회복을 위해서도 운동이 필요하다는 것. 운동을 열심히 해서 배와 등의 근육이 균형을 이루면 요통이 없지만 뱃살이 늘어나면서 균형이 깨지면 요통이 생긴다는 것. 그는 허리가 튼튼해지는 운동으로 걷기 등산 수영 자전거타기 등을 권했다.

최 교수는 “허리가 아프다고 보조기를 사용하면 근육이 약화돼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면서 “보조기는 수술 전후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보조기가 ‘척추의 마약’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 교수는 척추측만증의 위험이 부풀려 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환자도 적고 특히 치료가 받아야 할 경우는 극소수인데도 상당수 환자가 당장 치료받아야 하는 것처럼 알려지고 있다는 것.

“앞에서 봤을 때 수직이어야 할 척추가 10도 이상 휜 경우 척추측만증에 해당된다. 미국 일본 등 각국 청소년의 2% 정도가 측만증이며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85%가 뚜렷한 원인을 모르는 ‘특발성 측만증’이다. 휜 각도가 20도 이하는 경과만 관찰하고 20∼50도는 보조기를 차게 하며 50도 이상은 수술을 받는 것이 원칙이다.”

그는 또 “성장기가 지속되고 있는지와 나이 등을 고려해서 치료법을 정한다. 일부에서는 조기 발견해서 치료해야 하며 방치하면 심폐 기능에 문제가 생긴다고 겁을 주지만 전혀 근거가 없는 얘기다. 특발성 측만증이 심폐 기능에 이상을 일으키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조기 치료 효과도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미국측만증학회는 측만증의 조기치료 효과가 없다고 공식 발표했으며 영국에서는 83년 측만증에 대한 학교 검진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는것. 또 아이들의 체형에 맞지 않은 오래된 책걸상이 측만증의 원인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책걸상이 요통의 원인은 되지만 측만증을 일으킨다는 것은 과학적으로는 터무니 없는 소리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척추질환 분야 전국의 명의들▼

분야이름소속전화번호
정형외과석세일인제대 상계백02-950-1284
이춘기서울대02-760-2311
이춘성울산대 서울중앙02-3010-3511
장 한대전 선042-220-8860
정재윤전남대062-220-6348
조재림한양대02-2290-8473
이종서성균관대 삼성서울02-3410-2179
채인정고려대 안암02-920-5430
신병준순천향대 부천032-621-5059
김기택경희대02-958-8342
이환모연세대 신촌세브란스02-361-6240
신경외과김영수연세대 영동세브란스02-3497-2480
윤도흠연세대 신촌세브란스02-361-6200
김현집서울대02-760-3263
서중근고려대 안암02-920-5550
박춘근가톨릭대 강남성모02-590-1343
어 환성균관대 삼성서울02-3410-2190
오성훈한양대02-2290-8491
신 호조선대062-220-3120
김수한전남대062-220-6618
조용은연세대 영동세브란스02-3497-2483
임승철 울산대 서울중앙02-3010-3541

▼석세일-김영수교수 양대 산맥 형성

척추 질환은 신경외과와 정형외과에서 진료하며 통증클리닉 재활의학과 의사가 진료하기도 한다. 미국에는 척추외과가 별도로 있으며 최근 젊은 의사들 사이에 척추외과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허리디스크, 목디스크 등 신경 외부에 문제가 있는 질환은 두 과에서 모두 담당하기 때문에 두 과 중 한 곳을 가면 된다. 그러나 측만증 후반증 등 척추 기형은 정형외과, 신경종양 등 신경 내부 문제는 신경외과에서 진료받는 것이 좋다.

상계백병원 석세일, 영동세브란스병원 김영수 교수는 각 과의 대표 선수라고 부를 수 있는 이 분야의 원로급 대가이며 서울중앙병원 이춘성 교수는 석 교수, 신촌세브란스병원 윤도흠 교수는 김 교수의 수제자로 현재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윤교수는 척수손상과 목디스크 치료의 권위자다.

대전선병원의 장한 교수는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여의도 성모병원을 거친 목 디스크 등 경추(頸椎) 질환의 권위자이다.

이밖에 2000년과 2001년 본보에서 연재한 ‘베스트닥터의 건강학’과 ‘메디컬 프런티어’에서 이 분야 대학병원 교수들로부터 명의로 추천받은 교수들의 명단은 표와 같다.

이성주 기자 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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