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커룸 엿보기]‘간판’ 보다 ‘복덩이’가 좋아

  • 입력 2002년 2월 28일 17시 29분


감독들은 대개 큰 경기일수록 간판스타에게 의존하기 마련이다.

삼성생명 유수종 감독 역시 28일 광주 신세계전에서 하향세가 두드러진 센터 정은순(31)과 차세대 기대주 김계령(23)의 기용을 놓고 딜레마에 빠졌다. 경험이 풍부한 정은순을 먼저 스타팅 라인업을 내세웠지만 3쿼터까지 무득점에 그치며 제몫을 못했다. 그렇다고 정은순을 무작정 빼자니 자존심에 상처를 주지 않을까 걱정하면서 한번은 해주려니 하는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 그러나 정은순이 4쿼터 2분9초에는 네 번째 반칙을 하면서 유 감독은 어쩔 수 없이 정은순 대신 김계령을 다시 투입시켰다.

대타 김계령은 4쿼터에 4득점을 올렸고 결정적인 블록슛 2개까지 하는 등 공수에 걸친 활약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종료 2초 전에는 팀파울에 여유가 있음을 노리고 신세계 정선민의 공격을 파울로 끊는 영리한 플레이를 보였다.

경기가 끝난 뒤 정은순은 김계령의 엉덩이를 여러 차례 두드려주며 기쁨을 나누었다. 이날 유 감독에게 정은순의 파울트러블은 전화위복의 계기가 된 셈이었다.

광주〓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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