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김승현-서장훈 정규리그 MVP 경쟁

  • 입력 2002년 2월 27일 17시 41분


서장훈        김승현
서장훈        김승현
동양 오리온스 김진 감독은 요즘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 한가지를 받을 때가 많다. 정규시즌 1위가 굳어진 가운데 ‘팀 내에서 최우수선수(MVP)감은 누구로 생각하느냐’는 것.

열 손가락 깨물어 아프지 않은 데가 없듯 김 감독은 “뭐라 말하기 힘들다”고 어물쩍 넘어간다. 하지만 신인 김승현 보다는 전희철과 김병철에게 마음이 쏠리는 것이 사실이다. 김감독은 “기록으로 따져볼 때 단연 승현이가 앞서지만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공헌도를 따져볼 때 희철이와 병철이를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평생 한번뿐인 신인상이 유력한 김승현이 MVP까지 받게 되면 목표 상실에 따라 자칫 ‘너무 일찍 핀 꽃이 빨리 지는’ 상황이 일어날 지도 모른다는 것이 김 감독의 우려.

김승현은 22일 현재 어시스트(8.1개)와 가로채기(3.44개)에서 모두 1위를 달리며 2관왕 달성이 유력해MVP후보로도 손색이 없는 상황. 지난해까지 가드 부재에 시달리며 하위권을 맴돌던 동양은 올 시즌 김승현의 가세로 탄탄한 조직력을 갖췄다.

29세 동갑내기인 전희철과 김병철도 팀의 선두 질주에 한몫 단단히 해내고 있다. 수비와 궂은 일에 치중하면서도 둘 다 평균 14점대의 득점력을 보이고 있으며 고비에서는 해결사로 도 나섰다.

동양의 MVP 집안 싸움이 뜨거운 가운데 SK나이츠 서장훈도 대권 가도에 뛰어들었다. 국내 선수 중 유일하게 용병 센터와 맞서고 있는 서장훈은 득점 3위(25.5점) 야투성공 2위(10.9개)에 올라 있다. 매 경기 40분 가까이 뛰는 ‘철인’의 면모까지 보이며 ‘서장훈 없는 나이츠는 존재할 수 없다’는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는 것.

MVP는 보통 정규시즌 1위팀에서 나왔으나 최근 2년 동안에는 2000년 서장훈에 이어 지난해 조성원(LG) 등 2위팀에서 배출했다.

점차 플레이오프 진출팀을 가리고 있는 정규리그 마지막 6라운드는 이들의 치열한 MVP 경쟁으로 막판까지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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