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년 軍의문사 이윤성씨 녹화사업중 사망"…당시수사관 진술

  • 입력 2002년 2월 21일 18시 08분


1983년 5월 군 복무 중 탈북 기도 혐의 등으로 조사를 받다 죄책감에 자살한 것으로 당시 군당국이 밝힌 이윤성씨(당시 21세·성균관대 2년 휴학)가 ‘녹화사업’(일명 특별정훈교육) 과정에서 사망했다는 진술이 나왔다. 대통령 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는 21일 “당시 205보안부대 관계자와 보안사령부(현 기무사령부) 수사관 등이 ‘이씨를 연행한 혐의는 탈북 기도나 불온 전단 소지가 아니라 녹화사업을 수행하기 위해서였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진상규명위에 따르면 당시 이씨의 관물대에서 불온 전단을 발견한 것으로 언급된 보안부대원 유모씨도 전단을 발견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진상규명위는 이씨가 운동권 출신 군인들에 대한 보안사의 녹화사업 과정에서 가혹행위를 당했을 가능성과 이씨의 사인이 자살이 아닐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진상규명위는 당시 이 사건에 대한 감찰조사를 담당했던 보안사 감찰실 관계자와 대공처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감찰 결과 조작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진상규명위 관계자는 “당시 이씨 사건에 대한 보안사의 감찰조사기록에 이씨의 연행 및 수사, 사망경위 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찾고 있으나 현재 기무사의 존안자료에 대한 접근이 어렵다”고 밝혔다.

이씨는 82년 11월 3일 학생의날 시위 도중 경찰에 연행돼 다음날 육군 5사단 소속의 최전방부대 중 한 곳으로 강제징집됐다.

민동용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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