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마당]유인학/화폐-우표 수출에 눈돌리자

  • 입력 2002년 2월 15일 19시 09분


1일부터 3일까지 스위스 바젤에서는 전 세계 46개국 주화 제조자, 발행자, 딜러, 수천명의 수집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31회 세계화폐전시회(World Money Fair)’가 열렸다.

이 전시회에서는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유로랜드, 심지어 북한 조폐공사 사장 등 당국자들과 딜러들이 참석해 금년도 발행 주화 및 메달 등을 소개하고 판촉활동을 벌였다.

한국은 이번에 우리나라가 발행하는 2002 FIFA한일월드컵축구대회 기념주화가 세계 최초의 6도 색채주화라는 것을 소개하였다. 이날 10개의 우리나라 월드컵 경기장을 묘사한 월드컵 기념주화는 참석자들로부터 많은 인기를 끌었다.

원래 돈은 가치 척도, 가치 저장, 교환수단 및 지급수단의 네 가지 기능을 가지고 있으나 근래 동전이나 지폐 등 전통적 화폐는 사회의 가치저장, 지급수단으로서 그 기능이 퇴화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올 1월 1일부터 유로화가 통용됨에 따라 조폐산업은 대변혁을 겪게 되었다.

개별 국가의 화폐는 이미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고 각국은 화폐, 우표, 수표, 채권 등을 수집, 취미를 가미한 문화상품으로의 변모를 도모하고 있다.

중앙은행과 조폐기관이 앞장서 기념화폐, 우표, 채권 등을 발행함으로써 중앙은행의 기능을 보전하고 조폐산업을 유지하며 수집상 등 유통사업을 보호하는 다면전략을 구사하는 한편 교육기관을 활용해 위와 같은 제품 수집을 통한 자국의 문화보존을 교육하고 외국에 자국 신용질서와 문화적 전통을 홍보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소전제조업체인 P사는 작년에 전 세계 소전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하여 미국이나 유럽연합(EU) 등 선진국에 2억5000만달러어치의 소전을 수출한 바 있다.

한국조폐공사 또한 2500만달러어치의 화폐를 수출하여 수출산업에서의 기반을 갖추었고 까다로운 여권까지 최신 위변조 방지장치를 첨가하여 수출할 계획이다.

정부가 1원짜리 주화를 더 많이 발행하거나 수집가용 1000원, 5000원짜리 특수주화나 연결형 지폐를 발행하고 수집가 개인만의 우표인 주문형 우표를 더 다양화하는 한편 취급 또한 용이하도록 한다면 수출상품으로서의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행사에서도 많은 유럽 딜러들이 “월드컵 특수를 겨냥하여 특별 판촉을 할 계획이니 한국에서 이미 발행된 1원이나 미발행 상태인 1000원, 5000원짜리 주화, 연결형 지폐를 발행한다면 당장 계약하겠다”며 적극적인 반응을 보였다.

화폐나 우표 수출은 그 양에서는 자동차나 반도체에 미치지 못하지만 그 부가가치와 연관효과는 액수에 비해 대단히 크다.

정부는 세계 12, 13위권의 무역대국인 우리나라의 위상에 걸맞게 화폐·우표 사업의 수출 산업화와 국내시장의 적극적인 육성을 통하여 화폐·우표 관련 보안 제품사업의 사양화를 막는데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

유인학 한국조폐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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