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인터뷰]이승연 '서른 넷, 새로운 도전'

  • 입력 2002년 2월 5일 18시 31분


지난해 12월 MBC 드라마 ‘가을에 만난 남자’가 10% 이하의 시청률로 막을 내리면서 탤런트 이승연(34)의 ‘스타 파워’도 이제 한 물 갔다는 이야기가 나오곤 했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김수현표’ 드라마를 통해 자존심 회복에 나선다. KBS 주말극 ‘아버지처럼 살기 싫었어’ 후속으로 3월 2일 시작하는 ‘내사랑 누굴까’에서 주인공을 맡은 것. 30대 중반에 들어선 그의 얼굴을 가까이 보니 피부의 탄력도 예전만큼은 아닌 듯.

"여자 나이 서른 넷. 보통 나이가 아녜요. 결혼이며 인생이며 여러 가지에 대해 생각이 복잡해지죠. 하다못해 지금 마주 앉은 저 기자는 왜 이런 질문을 하며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등등.”

자기 이름까지 내건 토크쇼를 진행했던 달변이 어디갈까. 그는 금새 십년지기 친구인양 이야기를 술술 풀어놓았다. 원래 말을 그렇게 잘하냐고 묻자 천연덕스럽게 “어렸을 땐 책만 보는 과묵한 아이였다”며 빙그레 웃는다.

이승연이 ‘흥행 보증수표’로 통하는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에 출연하기는 처음. 이승연은 이번에 ‘스타’로서의 자존심을 송두리째 접기로 마음먹었다. 등장 인물의 대사 하나, 몸짓 하나까지 자기 뜻대로 진행해야하는 김 작가의 ‘깐깐함’은 정평이 나있기 때문이다.

“완전히 비웠어요. 하얀 백지 상태에서 작가가 만드는 캐릭터대로 연기하려고요. 드라마에서 제가 맡은 역할이 시집 잘가서 인생 고치려다 노처녀로 늙어가는 ‘백수’인데요, 실제로 남자 잘만나서 호강하고 싶은 생각도 있고….(웃음)”

이승연은 1999년 김 작가가 쓴 SBS 드라마 ‘청춘의 덫’에서 캐스팅됐으나 98년말 불법 운전면허 취득 사건의 파장으로 출연하지 못했다.

“휴∼. 참 많은 일들이 있었죠. 말도 많고 탈도 많았는데 그래도 돌이켜보면 잘 넘겼구나, 싶어요.”

그는 몇초간 시선을 돌려 멍하니 허공을 쳐다봤다. 연예계 데뷔 10년간 ‘섹스 비디오 촬영설’ 등 여러 스캔들에 시달렸다. 얼마 전에는 오랜 연인 관계였던 탤런트 김민종과 결별해 마음 고생을 하기도 했다.

“사랑을 잊을 때는 그 사랑했던 기간만큼 걸린다는 말이 있잖아요. 아직도 마주치면 마음이 아릴 때가 있어요. 하지만 어쩌겠어요. 그게 잊는 과정인 걸.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있어요.”

결혼에 대해서는 그는 “요즘 혼자 사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며 고개를 흔든다.

“요즘 나만의 공간을 꾸미는 일에 매력을 흠뻑 느껴요. 특히 오래된 앤틱 제품을 모으는 ‘고상한’ 취미에 재미를 붙여 큰일이에요. 얼마전 200년된 나무 책상을 하나 샀어요. 최근 제가 한 가장 큰 사치죠. 요즘 마르고 닳도록 책상만 닦고 있어요.”

그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살아보고 싶어도 결혼까지 하기는 겁이 난단다. 연예인들은 으레 쉽게 만나고 쉽게 헤어진다는 편견이 더욱 그를 결혼에서 달아나게 만드는 이유다.

“결혼하면 남자의 일거수 일투족을 챙겨주는 스타일이에요. 제 자신도 누군가에게 그토록 몰입하게 되는게 솔직히 겁도 나고.”

이승연은 영화에 큰 욕심을 내지 않는다. 이전에 출연했던 ‘토요일 오후 2시’ ‘피아노맨’ 등 몇편의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다. ‘미워도 다시한번’을 리메이크한 ‘미워도 다시한번 2000’이 곧 개봉을 앞두고 있으나 그동안의 성적이 부진해서인지 흥행 여부에는 초연한 듯하다.

“제가 영화에서까지 대박을 터뜨리면 남들은 어떡하라고….(웃음) 생각보다 욕심이 별로 없어요. 하지만 이번 드라마만큼은 잘 돼야죠. 이제 나이도 있고. 특별히 신경쓰지 않아도 인기가 따라와주던 시기는 이제 지난 것 같아요.”

김수경기자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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