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동차]차량 소음잡는 '反소음'

  • 입력 2002년 2월 3일 17시 43분


소음 없는 드라이브를 즐길 날도 머지 않았다. 센서와 스피커로 차안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기술이 나와 미국음향학회 저널 최근호에 실렸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박영진 교수팀. 박교수팀이 개발한 모형 시스템은 60데시벨인 자동차의 소음을 최대 6데시벨까지 줄일 수 있다. 이는 소음을 나뭇잎이 살랑거리는 정도로 낮춘 것.

이 시스템의 원리는 반(反)소음을 이용하는 것. 보통 소리는 공기 중에 음파로 전달된다. 반소음은 발생한 소음과 파동의 크기는 똑같지만, 위상이 정반대이다. 때문에 줄이고 싶은 소음과 만나게 하면 소음은 사라진다.

박 교수팀은 자동차의 앞좌석에서 느끼는 소음을 줄이기 위해 앞바퀴의 현가장치 양쪽에 각각 2개씩 4개의 진동센서를, 운전석과 조수석 뒤 바닥에 2개의 스피커를 장치했다. 진동센서는 현가장치를 통해 발생되는 진동신호를 측정하고 적응신호처리 시스템에서 관련소음을 파악한 뒤 원하는 반소음을 만든다. 이 반소음을 스피커에서 내보내면 운전자와 조수석 승객의 바로 머리 뒤에서는 소음이 현저히 줄어들게 된다.

박영진 교수는 “일본 닛산자동차가 비슷한 장치를 개발했지만, 우리는 일본이 아직 줄이지 못한 바퀴와 도로 사이의 소음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알고리듬을 개발한 것이 이번 연구의 핵심이다”고 밝혔다.

이 논문은 과학전문지 네이처의 인터넷 과학소식사이트인 사이언스 업데이트란에도 최근 비중 있게 소개됐다.

이충환 동아사이언스기자 cosmo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