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행복을 주는 그림이야기 '명화는 이렇게 속삭인다'

  • 입력 2002년 2월 1일 17시 27분


명화는 이렇게 속삭인다/이주헌 지음/280쪽 1만5500원 예담

‘50일간의 유럽미술관 체험’(학고재·1995)으로 우리 독서시장에 미술 붐을 몰고온 미술평론가의 명화 에세이.

회화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는 독자를 위해서 그림이 주는 위로와 행복을 차 한잔 건네듯 나직하게 이야기한다.

작품과 화가에 대한 이야기, 작품의 시대 배경, 새로운 해석 등 친절한 설명으로 감상의 여백을 넉넉하게 남겨둔다.

수록된 130여점의 작품중에는 조금은 생소한 작품도 눈에 띈다. 특히 첫장에서 19세기 앨마 태디마, 번 존스 등 영국 빅토리아조의 낭만주의 작가의 것이 그러하다.

흔히 ‘이발소 그림’으로 눈에 익은 도판속에서 욕망과 관능, 풍요와 결핍의 공존이 현대적 정서와 공감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3장 ‘땅의 붓으로 그린 하늘’의 기독교를 주제로한 그림들에서 종교의 틀에 갇히지 않고 구원을 찾는 다양한 미술가의 고백을 경청할 수 있는 것이나, 4장 ‘우리가 알수록 우리가 그립다’의 당대 우리 작가들이 그린 모노크롬(단색)의 정갈한 그림에서 정갈한 사색을 음미하는 것도 매력이다.

저자는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작품과 화가에 대한 이야기, 작품의 시대 배경, 새로운 해석 등 친절한 설명으로 감상의 여백을 넉넉하게 남겨두려 한다.

그러나 대중서란 한계와 뛰어난 필력에도 불구하고 이번 책은 각계 비 전문가까지 가세한 여느 미술 에세이와 질적으로 구별하기란 쉽지 않다.

앞서 1백년간의 남북한 인물화의 경향을 탐색한 ‘20세기 한국의 인물화:수줍게 돌아선 누드’(재원·1994)나 20세기 현대미술의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통해 현대사를 훑은 ‘미술로 보는 20세기’(학고재·1999)이 안겨준 매혹에 비한다면 말이다.

윤정훈 기자 dig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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