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미켈슨 짜릿한 연장우승

  • 입력 2002년 1월 21일 17시 29분


큰 딸을 안은 필 미켈슨(오른쪽)이 생후 4개월 된 둘째딸을 안은 아내에게 축하키스를 받고 있다.
큰 딸을 안은 필 미켈슨(오른쪽)이 생후 4개월 된 둘째딸을 안은 아내에게 축하키스를 받고 있다.
집안이 편해야 모든 일이 잘 풀린다던가.

‘왼손잡이 골퍼’ 필 미켈슨(32·미국)은 극진한 가족 사랑으로 유명하다. 평소 투어 때마다 아내 에이미, 세살배기 딸 아만다를 동반하는 미켈슨은 지난해 10월에는 2연패를 노렸던 투어챔피언십 출전을 돌연 포기했다. 대회 개막 직전 애를 낳은 아내, 새로 태어난 두 번째 딸 소피아를 곁에서 지키고 싶다는 게 불참 사유. 99년 큰딸의 출산 예정일을 앞두고 출전했던 US오픈 때는 언제라도 아내에게 달려가려고 무선호출기를 차고 라운딩하기도 했다. 가장으로서 의무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중요한 가치라는 것이 미켈슨의 지론.

지난해 8월부터 다섯 달 동안 가족과 함께 보내느라 공백기를 가진 미켈슨이 복귀 무대를 화려한 역전 우승으로 장식했다. 21일 캘리포니아주 라퀸타의 PGA웨스트파머코트(파72)에서 막을 내린 미국PGA투어 밥호프클래식(총상금 400만달러) 마지막 5라운드. 미켈슨은 8언더파를 몰아쳐 최종합계 30언더파 330타로 데이비드 버거니오 주니어(미국)와 동타를 이룬 뒤 플레이오프 첫 홀에서 버디를 낚아 우승했다. 통산 연장전 전적 5승1패에 우승 상금은 72만달러.

메이저 대회에서는 단 한 차례도 정상에 오르지 못한 미켈슨은 통산 231번째 대회에서 20승을 올려 평생 투어 시드권을 따냈다. 20승 고지 달성은 투어 통산 34번째이며 현역 프로 가운데는 미켈슨 외에 타이거 우즈(29승)밖에 없다.

미켈슨은 “30년 가까이 골프를 했는데 5개월 휴식기는 아무것도 아니다”며 “가족과 휴가를 즐기며 훈련도 열심히 한 덕분에 샷은 더욱 날카로워졌다”고 말했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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